올 매출 4년새 14배↑ 5조원대 "서비스 구현 '납득가능한' 적자" 쿠팡 인수 한국 진출 가능성도
쿠팡이 또 한 번 초대형 투자를 이끌어냈다. 지난 2015년 10억 달러(약 1조1314억원) 투자를 단행한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사진 왼쪽)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번에는 20억 달러(약 2조2500억원)를 더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 인터넷 기업 사상 최대 투자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한 것에 대해 '투자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손 회장이 좋은 점수를 줬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쿠팡이 지난 5년간 기록한 2조5000억원의 적자는 대부분 이 로켓배송과 쿠팡맨을 운영하기 위한 비용이다. 원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는' 적자라는 것이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역시 지난 2015년 첫 투자를 결정한 이유로 '모바일 경쟁력과 로켓배송의 가치'를 거론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투자를 앞두고 쿠팡의 기업가치를 90억 달러(10조1000억원)로 평가했다. 2015년 1차 투자 당시 평가한 50억 달러(5조5000억원)의 두 배에 가깝다.
실제로 쿠팡은 처음으로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2014년 이후에도 적자폭을 줄이기보다는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로켓배송을 확대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 집중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사상 최대인 6735억원에 달했다. 올해 역시 5000억원대 후반에서 6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도 덩치는 꾸준히 키워가고 있다. 지난 2014년 3485억원이었던 쿠팡의 매출은 올해 5조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4년 새 14배 성장한 것이다. 2015년 초 5500명 수준이던 직간접 고용인원은 현재 2만4000명으로 늘어났다. 규모의 경제를 시현할 수 있는 수준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손 회장은 쿠팡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자리에서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쿠팡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손 회장이 높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쿠팡을 인수·합병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쿠팡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한국 시장과 쿠팡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것"이라며 "급성장하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며, 쿠팡을 확실한 1위 업체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팡은 기존 로켓배송을 강화한 신규 서비스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이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서비스들을 전국 단위로 키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강남 일부 지역에 시범 도입했다가 서울·인천·경기 지역으로 확대했다. 또한 서울 일부 지역에서 오전 중 주문하면 당일 중 배송이 완료되는 '당일배송', 자정까지 주문하면 오전 7시 전에 배송해 주는 새벽배송 서비스도 테스트 중이다.
쿠팡 관계자는 "현재 쿠팡의 자체 배송량은 국내 택배 업계와 비교해도 2위 수준"이라며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 강화된 로켓배송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쿠팡은 이번에 투입되는 자금 역시 신규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연면적 약 108만㎡(약 32만평) 수준인 물류센터의 규모를 내년까지 2배 이상으로 늘린다.
김범석 쿠팡 대표(오른쪽)는 "그동안 고객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앞으로도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