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4.5% 올랐는데 빚6.7% 늘어 예금은행 주담대 14.2조↑ 한몫 취약차주 중심 리스크 확대 우려
가계신용이 1500조원을 넘었다. 그 증가 속도는 다소 줄었지만 증가율이 여전히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높은 데다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한국은행이 21일 낸 '2018년 3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3분기 중 가계신용 잔액은 1514조4000억원으로 처음으로 1500조원을 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신용카드회사에서 외상으로 구입한 금액(판매신용)을 합친 것을 말한다. 기업 대출로 분류되는 자영업자 대출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증가 규모는 다소 줄었다. 전분기 대비 증가규모는 22조원으로 2분기 증가규모인 24조1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전년동기(31조4000억원)보다도 낮다. 저금리 기조로 가계대출이 급등했던 지난 2015~2017년 분기당 평균 증가액(30조5000억원)을 하회했다.
하지만 취약차주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부채보유가구 중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은 173.5%인데 반해 저소득층인 소득 1분위의 DTI는 427.2%에 달한다. 취약차주 부채규모도 지난 2014년 74조원에서 올해 2분기 85조1000억원으로 뛰었다.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더 높다는 점도 우려할 지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4.5%인데 지난 3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6.7%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은 1427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조5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 규모도 전분기(22조원)과 전년동기(28조3000억원)보다 축소했다. 하지만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14조2000억원 늘면서 증가규모가 올 3분기 연속 확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8조6000억원 늘어난 탓이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 1분기 4조6000억원, 2분기 6조원으로 꾸준히 커졌다.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문소상 팀장은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분기당 10만호를 넘어는 등 입주물량 자체가 대규모였다"며 "잔금을 치르기 위한 집단대출이 늘었고 신규주택에 입주하면서 전세를 끼고 분양을 많이 받으며 전세자금대출도 증가세가 지속했다"고 말했다.
가계신용에 없는 자영업자 대출까지 포함하면 실제 가계신용 규모는 2300조원을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영세 자영업자의 소호 대출 증가세가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뛰어 넘었다고 지적한다. 지난 2분기 소호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5.6%로 가계대출 증가율(7.6%)의 2배 수준이다. 지난 2015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소호대출 평균 증가율은 18.3%에 달한다.
홍서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소호대출의 실질적 사용처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가계부채 리스크 가늠 때 소호대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부동산 부문 소호대출 증가세가 뚜렷해 부동산 거래가 둔화하면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주택담보대출은 1조5000억원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전분기(-8000억원)보다 커졌다. 상호금융의 집단대출 관리가 강화한 영향이다.
신용카드, 마이너스통장 등이 포함된 판매신용은 3분기 86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16년 4분기(4조8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3분기 추석연휴 등으로 인한 신용카드 이용 금액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