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해령 기자] "내년 반도체 업계 상반기 어렵지만, 하반기 회복한다."

반도체 업계에서 조만간 초호황 국면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 '2차 대호황'이 찾아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5G 시대가 개막하면서 자율주행, 8K 영상 기술 구현에 쓰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한 '시스템-반도체포럼'에서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반도체 업체가 서버 시장 수요 정체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은 4G 통신 서비스가 막을 내리면서, 5G 시대로 이어지기 전인 '과도기'적 시점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일례로 서버를 공급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반도체 생산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세 5G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니, 이 작업을 완료하면 다시 상의하자고 전했다"며 "따라서 서버 시장 수요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도 내년 1분기에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봤던 중국 알리바바도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설비 투자를 망설이고 있고, 텐센트도 올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사업에 큰 투자를 했으나 관련 상품 출시를 미루는 등 여러 요인으로 내년 2분기까지 관련 수요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 국면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면서 2020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다시 한 번 초호황기로 진입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영우 연구원은 "2019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국가별로 5G 규격이 확정되기를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8K TV 등 현재도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은 높지만, 5G 서비스 보급이 본격화하는 2020년부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반도체 수요를 주목했다. 현재 북미 네트워크망에서 트래픽의 66% 가량은 드라마나 영화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나오는 점을 강조했다. 사람들이 더욱 현실감 넘치는 고화질 영상을 원하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를 다수 장착한 고사양의 IT 기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5G 시대와 함께 지금보다 데이터 트래픽이 4배 높은 콘텐츠가 등장한다"며 "8K TV, 5G 스마트폰 등 고화질 영상을 빠르게 내려받고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는 IT 기기, 8K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헤드셋이 나오면서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재무건전성이 좋은 기업들이 큰 공을 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업체들이 마주하는 환경이 녹록지 않겠지만, 과거와 전혀 다른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해령기자 strong@dt.co.kr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한 '시스템-반도체포럼'에서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이 발표하고 있다. <강해령 기자>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한 '시스템-반도체포럼'에서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이 발표하고 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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