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에서 6위이다.소수의 사람들의 사치로 여겨진 시절이 있던 커피는 이제 대한민국 사회에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한 손에 쥐어진 테이크아웃 커피의 모습,갓 볶은 신선한 원두를 원하는 생산지를 선택해서 주문하면 당일배송으로 받아 볼 수 있을만큼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커피애호가들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생활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 되었다.
최근 국내에서 젊은 층에게 인기있는 커피가 있다.바로 '아인슈패너'라 불리는 '비엔나커피'이다.
비엔나커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메리카노에 휘핑크림을 듬뿍 얹은 커피를 말한다.부드럽고 달달한 생크림과 커피의 쌉싸름한 맛의 이 커피는 3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유럽의 교통수단인 마차에서 내리기 힘들었던 옛마부들이 한 손으로 고삐를 잡고,한손으로는 생크림을 듬뿍 얹은 커피를 마신 것이 오늘날 비엔나커피의 시초가 되었다고한다.
70~80년대 명동은 비엔나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 밖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지금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의 대표 명소가 되었지만 45년전인 그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남아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명동 번화가를 지나 옷가게가 들어서 있는 골목길,조그마한 카페 간판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클래식한 모습의 카페 '가무'을만날 수 있다.이곳에서는 그때의 옛날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 드립커피와 대표 메뉴인 비엔나커피를 맛볼 수 있다.
카페 '가무'는 2층부터 4층으로 되어있다.빈티지한 원목테이블과 가죽 소재의 소파와 의자들은 각 층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2층은 4050대 연령층이 3층과 4층 2030대 젊은이들이 앉아서 커피를 즐기고 있다. 카페 4층에서 바라보는 창밖너머 중국대사관의 정원 풍경은 제법 운치 있다.
손때가 묻어 낡아진 종이 메뉴판 가장 첫번째 줄에 적혀있는 비엔나커피,천장의길게 늘어뜨린 반짝이는 샹들리에,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오래된 스푼과 앤티크한 커피잔은 화려했던 그때의모습을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소품들이다.
마치 눈부시던 청춘의 시절을 지나 중후한 중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듯한 카페 '가무'는 다소 소박해 보이지만 빈티지한 멋스러움을 담아내고 있는 곳이다.
명동 거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많은 커피프랜차이즈 속에서 지금까지도 명동의 옛 카페를 지키고 있는 명실상부,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한 '가무'에서 그때 그 시절의 비엔나커피의 맛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