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월드 등 호실적 계열사 무난한 연임 예상 여성 CEO 추가발탁 여부도 주목
롯데그룹 내달 임원인사 촉각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CEO(최고경영자)가 10여명에 달하는 롯데그룹의 올 연말 정기인사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복귀 후 '뉴 롯데'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3주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내년 사업계획과 조직 쇄신 방안, 계열사 CEO들의 실적 등을 꼼꼼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2019년 정기 임원 인사는 오는 12월 중 단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8개월 간의 경영 공백으로 그룹 현안을 살피지 못했고, 경영복귀 직후 3주 넘게 일본에 머물렀던 만큼 12월 중순이 돼서야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임기 만료를 앞둔 CEO가 10여 명에 달하는 만큼 일부는 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이사급 인사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사진 왼쪽),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사진 오른쪽)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등이 있다.
다만 신 회장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과감한 '물갈이' 인사 보다는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롯데그룹은 지난 1월 임원 인사에서도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실적이 부진했던 유통 계열사 CEO들을 모두 유임시켰다.
실적이 좋은 계열사의 경우 무난한 연임이 예상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 2017년 이원준 부회장의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앉았다. 임기 2년차인 올해엔 3분기까지 매출은 2%, 영업이익은 8% 개선되는 등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또한 신 회장이 밝힌 50조원 투자 계획의 중심에 유통 부문이 있는 만큼 핵심 유통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수장에게 힘을 실어 줄 것이란 분석이다.
호텔롯데의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와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도 나란히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김 대표는 2017년 송용덕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호텔롯데 대표를 맡게 됐고 박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롯데월드를 책임지고 있다. 두 대표 모두 맡고 있는 사업이 사드 보복의 한복판에 있어 '정상 참작'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롯데카드는 김창권 대표 부임 첫 해인 지난해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실적을 냈다. 올해에는 금산분리 규제 이슈에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부진한 실적에 새 주인 찾기도 쉽지 않다.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부진에 더해 '갑질 논란'까지 터졌다. 롯데하이마트의 일부 지점장들이 협력 업체 직원에게 실적 압박과 폭언을 가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대표도 '갑질' 이슈의 당사자가 됐던 적이 있는 만큼 연이은 논란이 이 대표의 연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편 '뉴 롯데'를 선포한 신동빈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여성 CEO를 추가 발탁할 지도 관심사다.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2020년까지 여성 CEO를 배출할 것"이라고 말하고 지난해 선우영 롭스 부문 대표를 그룹 사상 첫 여성 CEO로 발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