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CIA의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premature)"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이어 무함마드 왕세자의 카슈끄지 살해 지시 여부와 관련해 "아직 (CIA) 보고를 받지 않았다"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보고서는 19일이나 20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이 CIA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인물이 무함마드 왕세자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한 뒤 나왔다. 국무부는 이러한 보도가 나온 직후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통해 "정부가 최종 결론을 냈다는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면서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를 방문하기 전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해스펠 국장이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CIA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관련해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과 사우디는 심각한 알력을 노출하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를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자 "(범죄) 은폐 역사상 최악"이라고 강력히 질타했다.
WSJ은 지난 16일 미국과 사우디가 대이란 제재의 실질적 효과 때문에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한국, 중국, 인도 등 8개국에 한시적인 면제를 부여하며 국제 유가가 폭락해 사우디 경제가 타격을 받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우디는 원유를 감산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WSJ는 사우디 관리들이 미국이 대이란제재에 대해 부정직했다고 보고 미국의 의향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석유 정책을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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