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해령 기자] 세계 D램 제조업체들이 올 3분기 이익 신기록을 달성했지만, 업체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과잉으로 앞으로 제품 가격 하락세가 지금보다 가파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IT전문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주요 D램 제조기업들의 전체이익이 약280억달러(약 31조6100억원)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약 9% 증가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이익 증가의 원인은 제품 가격상승이 아니라 출하량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격 오름세는 지난 2년여간 D램 업계의 이익 증가를 이끌었던 요인이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공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3분기 제품가격 상의 큰 변동은 없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가격 측면에서 비관적인 업황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는 "제품 계약가격이 10월부터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4분기 내내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시장이 공급 과잉에 접어들었고 재고 수준도 높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 하락세는 지금보다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품가격 상승세는 변곡점에 다다른 뒤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고, 대형 메모리 공급업체와 중소업체 간의 간격도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지금과 같은 가격 하락기에는 규모가 작은 공급업체들부터 수익 상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D램 기업 가운데 지난 2분기보다 3분기에 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정도에 그친다. 나머지 순위에 오른 기업들은 모두 직전 분기 대비 3분기 이익이 감소했다.
가장 많은 이익을 벌어들인 1위는 삼성전자로 전 분기보다 13.6% 늘어난 약 127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위는 전 분기보다 6% 늘어난 이익(81억5000만달러)을 벌어들인 SK하이닉스였고, 3위는 전 분기보다 6.8% 늘어난 이익을 거둔 마이크론(59억2000만달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