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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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기업의 이익 일부를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이른바 '협력이익공유제'의 입법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정한 매출 목표나 영업 이익을 달성하면 대기업이 번 이익의 일부를 중소기업에 나눠주는 것이다. 나누는 이익이 영업 이익이라지만, 이는 사실상 영업 이익에서 금융비용 등을 제외한 이윤을 의미한다. 중소기업벤처부는 공유제의 도입 여부는 기업 자율이며 세제 혜택과 금융지원 등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생산 활동의 결과는 소득 측면에서 임금, 이자, 지대, 이윤으로 나눠진다. 임금과 지대는 각각 노동시장과 토지 서비스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어 노동자와 토지 소유자에게 귀속된다. 시간의 비용인 이자는 사람들이 미래보다 현재를 선호하는 시간선호에 의해 결정되고 저축을 바탕으로 한 자금 공급자인 자본가의 소득으로 귀속된다.

이윤은 기업가의 소득으로 귀속되는데, 그 원천은 좀 복잡하다. 기업가는 '불확실한 상업 세계에서 미지(味知)의 이윤 기회를 발견하거나 만드는 행동인'이라고 정의한다. 주목해야 할 단어는 불확실성(uncertainty)인데, 이는 위험(risk)과는 다르다. 100만 개의 볼트를 생산하는 기업은 과거의 자료로부터 불량률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지만, 몇 번째 생산되는 볼트들이 불량품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이와 같이 동일한 시행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경험적 불량률과 불량 시 발생하는 손실액을 곱하면 100만 개를 생산할 때의 총 손실액이라는 위험을 구할 수 있으며, 이는 생산비용에 더해진다. 그래서 위험은 이윤의 원천이 아니며, 위험이 있는 곳에 보험 시장이 생긴다.

반면에 기업가에게는 참고할 수 있는 경험적 확률이 없다. 기업가들은 동일한 점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므로 이들을 동일한 집단으로 한 데 묶을 수 없다. 따라서 기업가들이 하는 사업이라는 시행은 하나하나가 고유한 사례가 되는데, 이런 세계가 바로 불확실성의 세계다. 기업가는 그런 세계에서 사업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자신만의 주관적 확률을 가지게 되고, 성공과 실패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그의 통찰력에 의존한다. 통찰이 옳은 것으로 판명되면 이윤을 얻고, 틀린 것으로 판명되면 손해를 본다. 그래서 이윤의 원천은 불확실성이고, 그런 세계에는 보험 시장이 생기지 않는다.

기업에 채권으로 자본을 제공한 사람은 이자를 받지만, 주식으로 자본을 제공한 주주는 자본가로서의 이자와 기업가로서의 이윤을 배당받는다. 그래서 자본가-기업가의 소득은 이자와 이윤(또는 손실)이 합금처럼 뒤엉켜 있어 분리할 수 없다. 물론 거의 대부분의 주주들은 소수의 대표자들에게 기업가적 판단을 위임한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이익공유제는 원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통찰하고 대처하며 투자하는 방식은 자본가-기업가마다 다르므로 공동의 매출이나 이윤 목표를 세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그들의 소득을 더하거나 빼거나 나눌 수 없다. 대기업 이익의 일부를 중소기업에 나눠주라는 입법은 정의롭지 못함을 합법화하는 것이다. 세제 혜택과 금융지원보다는 기업 활동에 간섭하지 않고 기업가 정신이 십분 발휘되도록 기업 환경을 바꾸는 것이 한국 경제를 살리는 상지상책(上之上策)이다.

한편 머지않아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맞다. 문제는 한국 경제를 확실하게 망가뜨리는 결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데 있다. 소득은 복잡다단한 경제 활동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적 산물인데, 얻을 결과를 수단으로 해서 더 나은 결과를 얻겠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근로시간도 소득 변화에 따라 사람들이 근로와 여가 시간을 조정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서서히 변화되는 것이다. 그런 변화의 추세와 동떨어지게 정부가 강제하면 경제가 망가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현 정부의 경제학에 대한 모욕이 참으로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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