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현장 녹음을 미국, 사우디 등에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공화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서거 8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카슈끄지의 피살 당시 녹음을 사우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에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녹음을 미국, 사우디, 독일, 프랑스, 영국에 제공했다"면서 "(녹음을 받은) 각국은 그곳(살인현장)에서 벌어진 대화를 들어서 안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카슈끄지 피살 당시 녹음이 존재하며 각국에 녹음 파일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사우디 등에 진실규명과 후속 대처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앞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카슈끄지 피살사건과 관련해 터키에 파견된 지나 헤스펠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문제의 녹음을 들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녹음 파일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사우디는 카슈끄지가 정보요원들과 우발적인 주먹 다툼 중에 숨졌다는 사실만 인정할 뿐 왕실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리바아 왕세자는 지난달 24일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패널토의에 참석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악랄한 범죄로 모든 사우디인과 인류에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라는 세간의 의혹을 전 세계에 생중계된 국제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한편 같은 날 터키 친정부 일간 '사바흐'는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사우디 총영사관의 하수관에서 수거한 시료에서 산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암살조는 카슈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낸 후 산 용액에 녹여 액체 상태로 만든 뒤 하수구로 흘려보내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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