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내놓은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 개정안에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모두 반대 입장을 내놨다.

국내 제약사들이 개정안으로 인해 R&D(연구개발) 의지가 꺾일 것이란 주장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비현실적인 조건으로 개정안이 사문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는 최근 심평원이 행정 예고한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 개정안에 대해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7일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의 새 기준을 담은 '약제의 요양급여 대상 여부 등의 평가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내달 17일까지 받기로 했다.

2016년 도입된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는 국내 제약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약이나 전 공정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의약품 등의 가격을 우대해주는 제도다. 국내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하면 대체 약제의 최고 가격보다 10%까지 약값을 높여 받을 수 있도록 우대하는 것이 골자다. 대체할 약제가 없는 약의 경우, 외국의 비슷한 약보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의약품 전 공정을 생산하는 제약사, 혁신형 제약사 등이 대상이며 국내·외 기업 간 공동계약 개발, 임상시험 국내 수행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동안 다국적제약사들은 이 제도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해 왔다. 올 초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불평등 조항으로 거론돼 심평원이 새 지원 기준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개정안에는 혁신형 제약기업 우대 조항이 삭제됐다. 대신 세계보건기구(WHO)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을 수입·생산해 국내에 공급하는 기업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획기적의약품지정(BTD)이나 유럽 의약품청(EMA)의 신속심사(PRIME) 적용, 희귀질환 치료제·항암제 등을 모두 만족하는 혁신적 신약이어야 약가우대를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 생겼다.

개정안에 대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연구개발을 사실상 포기하라고 종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협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한국 제약산업을 한·미 FTA의 희생양으로 삼은 정부의 비상식적 행정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개정안은 당초 제도를 도입한 취지를 무색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제도 자체는 기본적으로 국내 보건의료에 기여한 신약을 우대해주기 위해 마련됐던 것이다"며 "신약에 대한 약가우대를 통해 국내 R&D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국민보건향상 등을 꾀하기 위함이었으나 이번 개정안은 이를 담보하는 연구개발, 국내 임상 수행 등의 관련 조항이 전면 삭제됐다"고 밝혔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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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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