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자동차, 국방, 우주, 항공 등의 복합 소재 산업 분야에서는 에너지 절감과 환경문제가 큰 이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선진국들은 방사선 기술, 그 중에서도 전자선 응용기술의 산업 활성화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전자선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산업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국내 보유 중인 전자선 가속기의 규모가 작고 인프라가 부족해 대형, 대면적 제품의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산업기반이 취약한 전자선 응용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신산업, 신시장 동력산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육성·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그 핵심시설인 대단위·다목적 전자선실증연구동의 구축이 시급한 이유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전북 정읍시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에 대단위·다목적 전자선실증연구동이 최근 문을 열었다.
방사선 기술은 산업, 의료, 농업,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국민 보건과 삶의 질, 나아가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방사선기술 기반의 첨단소재 및 공정분야는 단기간에 연구 성과가 나올 뿐 아니라 신속하게 산업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산업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사선이 바로 전자선이다. 전자선은 태양에서 나오는 자외선과 같은 방사선의 일종으로, 전자가속기에서 만들어낸다. 또한, 제품을 투과하며 에너지를 전달하는 특성이 있다. 내열전선, 전력용 반도체, 의료용품 멸균 등에 전자선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자동차(열이나 마모에 강한 부품소재), 항공우주(가벼우면서 강도가 큰 복합소재), 국방(고온에서 사용가능한 소재) 분야 첨단소재를 개발하는데 필수적인 대형 전자선실증연구시설이 없어서 실용화 연구가 어려웠다.
이번에 완공된 전자선실증연구동에서는 전자선을 활용해 다양한 첨단소재 제품의 신뢰성과 성능 실증까지 가능해 앞으로 이를 통한 기술 이전과 산업화가 기대된다. 특히, 선진국에서 기술이전 받기가 어려운 항공우주, 국방 분야 관련 기술을 국산화 하는 데에 필수적인 대형시설이다.
전자선 실증연구의 핵심은 역시 전자가속기다. 전자가속기는 에너지 크기에 따라 투과력의 차이가 있어, 제품의 두께에 따라 그에 맞는 전자가속기를 선택해 조사한다. 정읍 전자선실증연구동에 설치된 전자가속기는 소재 개발용으로 세계 최대급인 10MeV/30kW 급 1기와 2.5MeV/100kw 급 1기 등 총 2기다. 10MeV 전자선가속기는 두께 3cm, 길이 10m, 폭 2m 규모의 제품까지도 전자선 조사가 가능하다. 풍력발전 날개, 고압가스통, 자동차 바디, FRP 선박, 국방소재 등 경량고강도 재료인 탄소섬유강화 복합재의 실증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2.5MeV 전자선가속기는 두께가 7.5mm 이하인 시트형·섬유형 제품에 최적화돼있다. 첨단 섬유소재, 대면적 흡착필터, 이차전지용 멤브레인, 의료용 헬스케어 제품 및 고분자 소재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자선실증연구동이 자리잡으면 방사선융합 원천기술의 개발성과를 바탕으로 시제품 제작, 가공·조립 및 성능시험 등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나아가 전략적으로 조기에 산업화까지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방사선 기술의 실용화를 통해 다양한 산업분야의 제품·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방사선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거대시설이 방사선에 가치를 더하고 방사선 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