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악재속 올 시총 21兆 증발
현대차, 청산가치의 40%까지 뚝
엘리엇 최대 5600억대 손실본듯
"美시장 실적개선 땐 반등 기대감"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와 기아차 사옥. <연합 제공>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와 기아차 사옥. <연합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미국과 중국 시장 부진에 따른 '어닝쇼크'로 현대차그룹주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20조원 이상 허공으로 사라졌다. 맏형인 현대차 주가는 청산가치의 40%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단기 투자 수익을 노리고 현대차그룹 투자를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악화, 신용등급 하향 등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주가가 너무 빠졌다는 바닥론이 나오면서 현대차그룹주가 본격 반등에 나설 지 주목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11곳의 시가총액은 71조7297억원으로, 연초 대비 21조7672억원(23.28%) 급감했다. 이 기간 현대차 시총은 10조7098억원이 날아갔다. 현대모비스(-6조6681억원)·현대제철(-2조150억원)·기아차(-1조8241억원) 등도 줄줄이 줄었다.

현대차그룹주는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악화와 신용등급 하향, 지배구조 발표 연기, 노사간 마찰 등 연이은 대내외 악재로 내리막을 걸었다.

'단타의 귀재'로 통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조차 현대차그룹주 하락에는 속수무책이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하며, 단기 차익을 노렸지만 오히려 수천억원대의 손실만 입게 됐다. 실적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그나마 남은 기대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까지 미뤄지자 주가는 더욱 빠르게 하락했다.

엘리엇은 지난 8월14일 현대차 주식 640만주(3.0%), 기아차 주식 860만주(2.1%), 현대모비스 주식 250만주(2.6%)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주를 중간에 팔지 않았다면, 주식을 공개한 날부터 전날까지 2700억원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한 지난해 말부터 따지면 손실 규모는 56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안자니 트레비디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엘리엇이 처음 대주주라는 사실을 밝힌 후 3개사의 주식은 15~30% 떨어졌고, 지분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때 5억 달러(약 561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의 주가 반등이 쉽지 않아 손실을 회복하는 것도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차는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 추가 하락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76.0% 감소한 28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차의 실적 부진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부품 계열사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15.1% 감소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S&P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A-)을 'BBB+'로 내렸다. 무디스 역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유완희 무디스 연구원은 "현대차는 주요 시장의 비우호적인 영업환경과 지속적인 비용 압박으로 수익성이 앞으로 1~2년간 취약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졌다"며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사업·지분구조 측면에서 현대차와 긴밀한 연관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시장 우려와 악재가 모두 반영돼 현재 주가 수준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다. 현대차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에 불과하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 PBR은 역사적 하단"이라면서도 "4분기 미국 산타페 판매 개선, 인센티브 하향 등 실적회복 선행조건이 단계적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면 본격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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