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美 워킹그룹 설치”… 속내 뭔가 보니

"北 비핵화 달성 위한 노력"
사실상 남북협력 제동 분석
靑 "체계적 논의 하는 차원"
미국 국무부가 30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정부 간에 '워킹그룹(실무협의체)'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9∼30일 서울을 방문해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등의 한국 카운터파트들을 만났다"며 "유엔 대북제재를 준수하는 남북 협력과 관련, 긴밀한 조율(close coordination) 강화 등을 위한 새로운 워킹그룹 설치에 한·미 양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문의 목적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들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며 "워킹그룹 구성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또 "이번에 취해진 추가조치(워킹그룹)는 비건 특별대표와 그의 팀이 이끌게 될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게 될지에 대해 내가 앞서 나가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워킹그룹은 비건 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파트너를 이뤄 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2박 3일 간의 방한에서 외교부, 통일부, 청와대 관계자와 접촉하면서 워킹그룹 구성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킹그룹 설치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관계 진전을 가속화 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미국이 사실상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남북 교류사업의 상당부분이 유엔의 대북제재 범위에 들어감에도 한국 정부가 계속 사후적으로 '면제'를 요청하는 것이 계속되선 안 된다는 것이 이번 '워킹그룹' 설치의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워킹그룹 구성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한·미 사이에 긴밀한 논의를 위한 기구"라며 "비건 대표가 좀 더 체계적으로 논의를 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한 미국대사관이 지난달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을 방문한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4대 기업 등을 접촉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미 대사관은 남북협력 사업 내용과 기업 동향을 확인하고 대북제재 이행과 관련해 주의를 환기했다고 전해졌다.

박미영기자 m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