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바이오 대표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디스카운트'가 장기화 되면서, 당초 올 하반기 상장을 계획했던 바이오 벤처 중 상당수가 상장을 연기할 움직임이다.
바이오 대표 기업에 대한 분식회계 논란이 장기화 되면서 바이오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 채권금리 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국내 증시불안 까지 겹치면서 바이오 업계 전체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실제로 최근 한 달 새 코스피, 코스닥 의약품 업종 지수는 지난 9월 말에 비해 각각 25% 정도 하락한 상태다. 특히 코스피 의약 업종 42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한달 만에 105조원에서 78조원으로 27조원 이나 줄었다. 또한 코스닥 제약 업종 75개 종목의 시가총액도 35조원에서 26조원으로 급감했다. 당사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한달 사이에 30.34%나 하락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은 외부 투자 의존도가 높은 R&D(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벤처들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벤처들이 바라는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에 대한 결론이 빨리 나와 불확실성이 빨리 제거되는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데다 최근엔 주식 시장까지 안 좋아지면서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해 오던 기업들이 상장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에 대한 공모가 산정 등에 현 상황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 회계 논란을 특정 기업 이슈로 분리해서 인식하지 않고, '바이오'라는 한 덩어리로 인식하고 있다"며 "따라서 '바이오 디스카운트'로 이어지고, 금융당국의 결론이 늦어질수록 업계가 받는 타격은 커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월 △바이오젠에 대한 콜옵션 권리 부여 사실 공시 누락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변경 관련 분식회계 의혹 등 삼상바이오로직스가 받고 있는 혐의 중 공시 누락 건에 대해서만 결론을 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과 맺은 콜옵션 사항에 대한 공시를 고의로 누락했다고 결론 내리고 담당 임원에 대한 해임 권고와 검찰 고발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가치평가와 관련된 금융감독원의 지적 사항이 미흡하다고 보고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최근 증선위를 상대로 콜옵션 공시 누락 판단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임원 해임권고 등 처분 취소'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해 재감리 결과를 지난 19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에게 보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증선위가 금감원의 재감리 보고를 토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회사와 감사인에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한다는 게 증선위의 방침이어서, 자칫 이번에도 결론이 늦춰질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