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매출 250조 30년새 82.6배 영업이익도 373배… 고속성장 끊임없는 기술발전 성공 한몫
1983년 7월 열린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사업장 기공식에서 고 이병철 선대회장(앞줄 왼쪽 다섯번째)과 참석자들이 첫삽을 뜨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30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가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하면서 본격적인 반도체 사업을 추진한 지 만 30년을 맞이한다. 30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는 연 매출 3조원에서 250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는 오너의 뚝심 있는 지원과 기다림 끝에 세계 1위로 도약한 반도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3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1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제49회 창립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69년 1월에 삼성전자공업을 설립했기 때문에 '49번째 생일'이긴 하지만, 11월 1일 창립기념일을 기준으로 하면 이번에 30번째다.
삼성전자가 창립기념일을 11월1일로 바꾼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겨있다. 삼성은 1974년 한국반도체 인수를 계기로 반도체 시장에 처음 뛰어들었지만, 이후 삼성전자가 1988년 11월 1일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하면서 '삼성 반도체 신화'의 서막이 열렸기 때문이다.
기념식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사업부문장인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해 최근 실적 호조에 대한 격려와 함께, 회사 안팎의 어려운 상황과 글로벌 도전에 임하는 '삼성맨'의 자세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왼쪽)이 1983년 12월 1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64K D램 반도체 자축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행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장기근속 직원 등에 대한 상패 전달 등 의례적인 수준에서 '조촐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않는다.
'통합 출범' 만 30년을 맞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말 그대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1989년까지만 해도 D램 시장에서 일본 도시바 등에 이은 점유율 4위였지만, 세계 최초로 개발한 64M D램 등을 앞세워 3년 뒤인 1992년 13.5%의 점유율로 1위로 올라갔다.
그 결과 세계 D램 시장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지난해부터는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올해 역시 1위 수성이 확실하다.
이 같은 반도체의 괄목 성장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1988년 3조282억원 매출과 1740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올해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5조원의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30년 만에 매출은 82.6배, 영업이익은 373.6배로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성장을 한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오너의 결단과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974년 12월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을 인수하면서 시작한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1983년 이병철 선대 회장의 '도쿄 선언'으로 공식화 됐고, 1988년 11월 1일 삼성전자가 삼성반도체통신을 합치면서 가전 등 완제품과 반도체로 이어지는 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
1983년 삼성 기흥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특히 1986년 기흥 D램 2라인이 완공될 당시 시장 불황기임에도 이병철 회장은 3라인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1988년 D램이 대호황기를 맞았고, 삼성전자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이 반도체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비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가능했다"면서 "아울러 기술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도 성공에 한몫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