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탈' 통신을 가속화하며 종합 ICT기업으로 거듭난다. 선택약정 할인 상향·보편요금제 등 MNO(이동통신사업)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며 무선매출이 점점 하락하는 상황을 혁신 기술로 타개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중간 지주사 전환을 통해 AI(인공지능)·미디어·보안·커머스 등 각 신사업분야를 제대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30일 SK텔레콤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종합 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올 3분기 SK텔레콤은 새 회계기준으로 연결 매출 4조1864억원, 연결 영업이익 304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5.8%, 2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이상 MNO 분야의 성장만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선택약정 25% 할인 가입자가 증가하고, 지난 7월부터 기초연금 수급자에 대한 통신비 감면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국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로의 전환을 통해 ICT 사업별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9일 SK그룹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분율을 상향하고,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뉴 ICT 사업을 이동통신사업과 대등하게 배치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해 물적분할을 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텔레콤을 투자지주사와 통신사로 분리하고, 통신사·SK하이닉스·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를 지주사 밑에 두는 방식이다. 이는 신사업의 가치를 각각 드러내는 한편, 리스크 또한 분산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특히 보안, 커머스, 미디어, AI 등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이 5G(세대)이동통신와 결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최근 연이어 ADT 캡스와 SK인포섹을 인수하며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을 아우르는 사업을 가지게 됐다. SK텔레콤 측은 "보안 기술을 5G와 접목하면서 미래 성장의 기반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9월 커머스 플랫폼 11번가를 분사하며 5000억원 규모의 투자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SK텔레콤 측은 "모바일의 강점을 살려 이용자의 직접 경험을 확대하고, AI 등 SK의 기술을 통해 압도적인 커머스 플랫폼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AI 플랫폼을 공개하고, AI 관련 인재를 영입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OTT '옥수수'의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어난 946만 명을 기록한 가운데. 기획사 및 제작사와의 협업을 통해 K-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결정된 것은 없다"며 "새로운 ICT 자회사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 전체적인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의미에서 중간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다양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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