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 광주 공장 설립 협상이 막판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체인 현대차가 최근 실적 악화와 노동조합 반발 등으로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는 협상의 '마지노선'인 31일까지 현대차를 설득할 계획이지만, 사업 무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은 이날 오후 현대차를 방문, 지역 노동계와 협의를 거쳐 수정한 투자협약서(안)를 토대로 협상을 했다.
하지만 이날 협상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어 내일까지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실적 악화, 노조 반발 등으로 수정된 협약서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한 288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새 회계기준이 도입된 2010년 이후 분기 기준 최악의 실적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현재 광주시가 협약서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진행상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대차의 광주공장 설립 계획 발표 직후부터 이를 줄곧 반대해왔다.
이로써 광주시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현대차와의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면서 31일 원탁회의에 앞서 열리기로 한 한국노총의 운영위원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한국노총은 수정된 협약서를 운영위원회에서 의결하고 원탁회의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광주시는 일단 다음 달인 31일까지 협상에 만전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병훈 부시장은 "오늘 협상에서 진행된 것은 없다"며 "내일까지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임금을 기존 업계의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자는 정책으로 현대차 완성차 공장 유치가 핵심이다. 현대차는 광주시가 사업 주체로 다수 기업 등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인 자동차 생산 합작법인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2대 주주로, 비 지배 지분만을 인수해 '경제성 갖춘 신차' 생산을 위탁하고 공급받는 안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1996년 아산공장 준공을 마지막으로 공장을 짓지 않았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