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 손실 50% 육박
수익 낸 종목은 인버스펀드 뿐
"중소형사 중심으로 손해 클 것"


코스피 2000 붕괴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최근 증시 폭락으로 자산운용업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연초 상승랠리만 믿고 앞다퉈 내놓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손실률이 최고 50%를 넘어서는 등 피해가 막대한 데다 원금 회복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로 자산 모집 및 상품 판매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달 신규 설정된 금액은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29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6일 종가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18.40%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주식형(-12.71%), 주식혼합형(-10.93%), 채권혼합형(-4.10%) 등 다른 유형별 펀드와 비교해 손실폭이 가장 크다.

올 초 상승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1월29일 역대 최고치인 2607.10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인상 등 연이은 대외악재에 곤두박질쳤다. 코스피는 최고점 대비 이날 현재까지 10개월여만에 22%이상 폭락했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13%이상 급락했다.

특히 연초 우리 증시 활황장에 출시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고점에 물려, 손실률이 막대하다. 손실률 상위권에는 올해 1~3월 출시한 펀드들이 대거 포함됐다.

올해 1월에 출시한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주식-재간접파생)(A)'의 경우 설정 이후 이날 현재까지 손실률 51.8%를 기록했다. 1년도 안 돼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은 셈이다. 3월 출시한 '키움KOSEF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은 -48.5%를 기록했다. 'NH-Amundi코스닥2배레버리지[주식-파생]ClassA'(-39.95%), '삼성KRX300 2배레버리지[주식-파생재간접]Ae'(-30.12%), 'NH-AmundiHANARO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29.60%), '미래에셋스마트섹터배분목표전환 1(주식)종류A'(-27.33%) 등도 줄줄이 두 자리 수 손실률을 기록했다.

올해 설정된 국내 주식형 펀드 113개 중 수익을 낸 곳은 '한국투자코스닥인버스(주식-재간접파생)A-e'(32.84%) 등 인버스 펀드 5곳에 불과했다.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10월 신규 펀드 설정액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0월 신규 펀드 설정액은 1481억원으로 월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정액이 가장 많았던 3월(2조5333억원)과 비교하면 94.15% 급감했다.가뜩이나 적자를 내는 자산운용사가 속출하는 가운데 간신히 회복된 투자심리마저 고꾸라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자산운용사 228개 가운데 39.9%를 차지하는 91개사는 28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지난 6월말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이 사상최초로 1000조원을 돌파하며 '전성시대'를 맞는 듯 했지만, 폭락장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비교적 증시 급락장세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중소형사나 특정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큰 자산운용사의 경우 투자자나 회사 모두 손실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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