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해령 기자] 삼성전자·LG전자 등 양대 가전 제조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도 불구하고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마케팅, 조기 물량 확보, 미국 내 세탁기 공장 조기 가동 등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9.1% 기록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생활가전 기준으로도 19.4% 점유율로 지난해에 이어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LG전자도 미국시장에서 '탄탄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반기 세탁기 점유율은 17.2%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세이프가드 가동 이후 LG전자의 미국 시장 세탁기 점유율은 오히려 오름세다. 2017년, 올 1분기 점유율은 각각 16.8%, 16%였지만, 2분기에는 2.3%포인트 오른 18.3%를 기록했다. 전체 생활 가전 점유율에서도 LG전자는 2017년보다 1%포인트 오른 16.7%를 기록하며 2위 자리에 올랐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발 '관세 폭탄'에 직면하고도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반면, 세이프가드 관세를 정부에게 적극 요청했던 미국의 월풀은 외려 뒷걸음질쳤다.
월풀의 영업이익은 감소 추세다. 올 3분기 월풀의 영업이익은 2억1000만달러(약 239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내렸다. 3분기까지 3억5300만달러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를 기록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급등을 주요한 이유로 분석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 감소도 이유 중 하나다.
월풀의 상반기 세탁기 점유율은 15.7%로, 지난해 16.3%보다 0.6%포인트 내렸다. 전체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15.4%에서 14.5%로 시장 내 영향력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으로 수입품을 규제할 수 있는 무역장벽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7일부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적용했다. 최근 세탁기 완제품에 적용한 저율관세할당(TRQ) 120만대를 소진해, 대미 수출국 업체들은 이달부터 50% 관세를 내야 한다.
세이프가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군분투' 중이다. 올 초 양사는 대용량 프리미엄급 '알짜'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생산 구조에도 변화를 줬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 세탁기 공장을 2개월가량 당겨서 가동하면서 미국 시장 물량을 확보했다. LG전자도 내년 1분기 가동하려던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을 올 4분기로 앞당겨서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쿼터 적용을 피하기 위해 세탁기 제품을 미리 미국으로 옮겨둔 상황이고, 올 4분기 세탁기 공장 가동 이후 부족한 물량은 창원 공장에서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