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안정화 5000억 조성 정부 '툭'하면 세금으로 해결 일자리 정책도 실효성 의구심 "세수만 믿는 '땜질 처방' 문제"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관투자자 대표와 증권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린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코스피가 2000선이 붕괴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29일 자본시장 안정화 자금 5000억 조성이라는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당초 3000억 원 수준으로 내년까지 준비하던 대책을 긴급히 2000억 원 더 늘여 내놓은 것이다. 자본 시장 안정을 위한 시급함은 이해한다고 해도, 경제 전문가들은 "또 '긴급 대책'이냐"라며 "언제까지 현 정부는 긴급 대책만 내놓을 것이냐"며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 자금시장 안정자금은 그나마 사전에 준비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가 연이어 쏟아내는 '긴급 대책'들은 말 그대로 탁상행정의 전형이었다는 게 이들 경제 전문가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세수만 믿고 대증처방만 쏟아내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고심하지 않으면 앞으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다'"고 꼬집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오전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정부는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당초 올해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 규모를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대해 11월 초부터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을 봐가며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투자해 증시 안정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정부는 연내 5만9000개의 공공 일자리를 만든다는 일자리 대책을 내놨다. 이는2~3개월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다. 29일 정부 각 부처와 공기업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단기 일자리를 급조하다보니 각 부처와 공공기관은 실제 대책이 발표되고 나서야 계획을 짜는 형국이다. 대부분이 2~3개월짜리 단순 노무직이다. 정부는 각 부처에 남아있는 예산으로 공공 일자리를 지원한다는 구상이지만, 부족할 경우 예비비 지출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함께 경기 불황에 저소득층 지원대책이라며 '유류세 15% 인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류세는 올 연말로 일몰된다. 정부가 일몰시한을 연장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즉 정부는 2개월 뒤 일몰이 예정된 유류세를 이미 일몰이 연장됐다는 식으로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인하해주겠다고 생색을 낸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이런 생색내기 세금 쏟아붓기 정책에 우리 경제가 안으로 곪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직속 국가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인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최근 "뿌리를 튼튼히 하지 않고, 샘을 깊이 파지 않고, 바람막이나 설치하고 양수기나 동원하려 한다"며 단기일자리 정책을 발표한 정부를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