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신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63) 사회자유당(PSL) 당선인은 '열대의 트럼프(Tropical Trump)'가 그 별칭이다.

1955년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태어난 그는 1971∼1988년 육군 장교로 복무했고, 전역하고 나서 1988년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 진출했다.

1990년부터 7차례 연속해서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특히 2014년 연방의원 선거에서는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되는 기록을 세웠다.

2014년 선거의 성공으로 보우소나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찌감치 2018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올해 대선 정국 초반에 보우소나루는 사실상 아웃사이더였다. 막말로 유명했다. 연방의회에서 한 발언은 코미디의 소재가 되기 일쑤였으며, 당시만 해도 그를 대권 주자로 주목하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초부터 터져 나온 부패 스캔들과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 정국혼란, 치안불안은 보우소나루에게 기회가 됐다.,

우선 그는 대선 출마를 위해 올해 초 기독교사회당(PSC)에서 사회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스스로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며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꾸준히 인지도를 높였다. 결국 높은 인지도에 지난 7월 사회자유당은 그를 대선후보로 결정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에 출마하면서 '변화'를 모토로 내세웠다. 지난 7일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우리의 힘은 오직 진실과 국민의 지지"라며 브라질을 변화시킬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백인 기득권층과 중도 성향의 정당, 재계, 군부는 물론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중산층 서민들은 그의 말에 환호했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SNS 여론조작' 논란도 이런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과연 능력이 있는 정치인인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상적인 의정 활동으로서가 아니라 과격하고 극단적인 언행을 통해서 대중적 지지를 얻었기만했을 뿐이다. 1991년부터 그가 발의안 법안은 단 두 건에 그쳤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적했다.

오히려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을 옹호하며 독재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려 했다. 그는 "난 독재를 찬성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통해서는 국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투표를 통해서는 이 나라를 바꿀 수 없다. 내전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다", "고문을 찬성한다" 등 대놓고 독재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보우소나루의 정치모델이 이탈리아의 우파 정치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아니라 과거 나치 독일의 선전상 괴벨스라고 혹평했다. 보우소나루는 올해 대선의 승자이지만, 여론조사에서 거부감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의 강성 발언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늘어나면서 결선투표 직전에는 지지율 격차가 8∼10%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강성 발언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속한 정당이 연방의원 선거에서 선전해 하원의원 52명을 배출했으나 전체 의석수(513석)를 고려하면 10% 수준이다. 연립정권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내년 1월 1일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보우소나루의 발언 수위가 한층 누그러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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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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