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투자 심리 커진 탓
이달 4조 이탈… 복귀 미지수

'셀코리아' 불안한 증시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한국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현금인출기(ATM)로 전락했다.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4조원 이상 빠져나가면서 '셀 코리아(Sell Korea)'는 점점 거세지는 양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최소 10조∼17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이달들어 이날까지 4조2733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조6145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58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12일(741억원), 15일(210억원), 17일(61억원)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624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인상, 강 달러 현상 등에 따른 악재로 한국과 같은 신흥국 증시보다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진 탓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감안해도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아시아증시보다 한국 증시의 타격이 유난히 크다고 진단한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자 유동성이 큰 한국 주식부터 팔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ATM으로 전락한 셈이다.

셀 코리아 앞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호재조차 무색해졌다. 외국인은 반도체는 물론 바이오, 화학, 철강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무섭게 팔아치웠다. 특히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외국인 순매도액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 현재까지 대장주 삼성전자를 9239억원을 팔아치우며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이어 삼성전기를 8494억원을 팔았다. 삼성전기 역시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3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6123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814억원), 포스코(1375억원), LG화학(1340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도액 상위 명단에 올랐다.

국내 증시 회복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달려있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복귀 시점은 여전히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 본토주식(A주)의 비중을 현재 0.7%에서 2020년 3.4%로 확대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한국 주식의 비중은 14.8%에서 13.9%로 줄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 주식도 신규 편입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당분간 조정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수급이 타이트하고 내년 기업들의 감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흥국 중에서도 코스피 낙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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