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최근 TV 예능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유재석도, 전현무도 아닌 백종원이다. 백종원이 진두지휘해 무너져가는 골목상권을 살리는 '골목식당'은 매 회차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에는 골목식당보다 훨씬 앞선 2014년부터 '영세 식당 살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호텔신라의 '맛있는 제주 만들기(맛제주)' 프로젝트다. 맛제주 프로젝트는 이부진 대표가 부임한 후 가장 큰 규모로, 오래 진행되고 있는 호텔신라의 주력 사회공헌 활동이다. 지금까지 21개 식당이 맛제주 프로젝트로 기사회생했다. 23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맛제주' 프로젝트의 담당인 박영준(38, 사진) 제주신라호텔 셰프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회사에서 사회공헌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때, 자영업자의 85%가 폐업하고 이 중 90%가 요식업이란 기사를 봤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제주도 내 영세 식당을 살리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맛있는 제주 만들기 매장 대부분이 보말국수·고기국수·메로탕·흑돼지구이 등 제주의 식재료를 이용한 향토 음식을 내놓고 있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맛있는 제주 만들기에는 영세 음식점 재기 발판 마련·관광도시 제주의 음식문화 강화의 2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제주 식재료를 내세운 음식점이어야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죠."
프로젝트 초반에는 "1년도 못 갈 것",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을 많이 들었다. 대기업이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을 도울 리 없다는 편견도 있었다. 하지만 벌써 5년째, 20개가 넘는 식당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이제는 도민들이 먼저 찾아와 "호텔신라 좋은 기업이다"라는 말을 먼저 건넨다.
"아픈 아이가 있는 경영주, 자녀가 배우던 무용을 포기해야 했던 경영주들이 저희와 프로젝트를 함께 한 후 형편이 나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행복하죠. 컨설팅을 위해 처음 만났을 때 어두웠던 경영주의 얼굴이 밝아진 것을 볼 때면 '우리가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자부심이 생깁니다."
맛제주 프로젝트는 제주도청과 제주도 외식업중앙회, 호텔신라가 함께 식당을 선정하고 지원 작업을 진행한다. 그만큼 철저하고 꼼꼼하게 식당을 선정한다. 특히 오픈 뒤 맛이나 서비스가 변하지 않도록 사후 관리까지 호텔신라가 챙기고 있다.
"오픈 후에도 비밀리에 직원들이 방문해 맛이 떨어졌는지, 서비스 품질이 유지되고 있는지 체크하고 관리합니다. 호텔신라의 이름을 걸고 하는 활동이니만큼 나중에 맛제주 식당을 찾는 분들께도 만족을 드려야 하니까요."
맛제주가 뿌린 씨앗은 다른 지역에서도 열매를 맺고 있다. 강원도 등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다.
"강원도에도 저희 맛제주와 비슷한 식당 살리기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제주도에 찾아와 저희의 노하우를 배워 갔죠. 부산과 서울의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저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국의 많은 영세 식당들이 새로운 희망을 얻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 셰프는 '맛있는 제주 만들기'의 맛이 단순히 맛있는 식당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맛있는 음식의 맛 뿐만 아니라 되살아난 식당으로 인해 영업주가 인생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맛있는 제주 만들기'의 목표입니다. 우리로 인해 제주도가 '살 맛'나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