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혼란 다소 완화 전망
미국 재무부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
6개월 동안 신중하게 관찰·검토할 것"

미국이 중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며 양국 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여전히 늦추지 않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2018년 하반기 환율정책 보고서를 공개했다. 다만, 위안화 평가절하를 강한 어조로 우려하며 "이번 결정을 앞으로 6개월 기간에 걸쳐 신중하게(carefully) 관찰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에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위안화 약세를 면밀히 주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이 조작국 지정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됨에 따라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는 대신 노골적인 비판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모면하며 세계 금융시장을 맴돌았던 긴장감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

이날 AP통신, BBC방송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만국우편연합(UPU) 탈퇴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엔 산하의 정부 간 기구인 UPU는 현재 총 192개국에 이르는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우편요금 규정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UPU가 중국 등 다른 국가에 유리한 규정으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론도 일축시켰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양국의 무역협상에 대해 "중단 상태"라며 이달 말 예정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도 미·중 무역전쟁이 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폭스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은 협상을 원하지만, 나는 그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중국에) 말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은 경제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2571.6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 고점 대비 29%가량 폭락한 것이다. 18일에도 중국 증시는 전날보다 0.65% 하락한 2544.91로 장을 시작했다.

한편 WTO(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한 연설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공격과 보복에 끝이 안 보인다"며 "긴장이 계속 고조되면 실질적인 리스크가 제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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