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낮췄다. 기존에 2.8%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이보다 0.1%포인트 더 내렸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올해 한국 경제는 지난 2012년(2.3%) 이후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다. 한은은 18일 '2018년 및 2019년 수정경제전망'을 내고 올해와 내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전망치는 한은의 잠재성장률 수준인 2.8~2.9%보다 낮다. 한국 경제가 올해 잠재 수준만큼의 성장도 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지만 한은은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잠재성장률이 2016~2020년까지의 평균 개념이고 각종 불확실성을 감안했을 때 0.1%포인트 차이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잠재성장률 자체가 추정 불확실성이 있어서 2.7%로 낮춘 전망치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에서 올 3분기까지 한국 경제는 위축된 상태인데다 전망치도 어둡다.
완만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민간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하향 전망이 주를 이뤘다. 지난 7월 경제전망 때 1.2%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봤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이번 전망에서 0.3%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 증감률도 -0.5%에서 -2.3%로 감소폭이 확대했다.
투자는 뚜렷한 조정 국면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설비투자는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 및 반도체 초과공급 우려 등으로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공사물량 축소가 이어지면서 조정이 지속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소폭 개선하지만 비IT 업종의 경우 자동차, 철강 등 보호무역주의 영향으로 부진할 예상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수 전망치는 9만명으로 이전 전망치보다 반토막 났다. 지난 1월 한은 경제전망 때 30만명이었던 취업자 증가수 전망치는 4월에 26만명, 7월에 18만명까지 떨어졌다가 이번에 한 자릿수까지 내렸다. 3분기 고용 상황은 크게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수는 2분기에 10만1000명에서 3분기에 1만7000명으로 급감했다. 3분기 중 실업률도 4.0%로 전분기 대비 0.2%포인트 늘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앞선 전망치 수준을 유지했으나 식료품 및 에너지 지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2%로 지난 전망치(1.4%)보다 떨어졌다. 내년도 근원인플레이션율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1.6%로 떨어졌다.
다만 경상수지는 70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면서 지난 전망치(650억 달러)보다 늘었다. 상품수지가 1140억 달러로 지난 전망치보다 30억 달러 늘고 서비스수지 적자는 320억 달러로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