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중공업이 경영 위기로 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임금 40% 지급' 판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판결은 현대중공업 노사 중 한쪽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해양공장 일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측과 희망퇴직을 반대하고 있는 노조 측의 '기싸움'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오는 18일 현대중 '기준 미달 휴업수당 신청'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기준 미달 휴업 신청이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귀책 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해야 하지만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이 기준보다 적은 금액을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휴업할 수 있도록 노동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하는 것이다.
울산지노위는 판정위원회를 열고 회사가 기준에 못 미치는 수당을 주면서 휴업할 정도로 경영이 어려운지를 따진다.
판정위원회 직전 노사 양측은 심문 회의에 참석해 각각 승인·불승인돼야 할 이유를 위원 5명에게 설명한다.
심문 회의가 끝나면 이들 위원 5명 중 사측을 대변하는 위원과 노조를 대변하는 위원이 자기 의견을 말한 뒤 퇴장하고 지노위원장과 변호사, 문화계 인사 등 공익 위원 3명이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판정 결과는 승인과 불승인으로만 결론 나며, 위원들이 다른 안을 노사에 권고할 수 없다. 결국 판정 결과는 현대중 노사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
승인이 나면 회사는 다음 달부터 해양공장 유휴인력(2300명가량) 중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평균 임금 40%만 지급하고 휴업에 들어갈 수 있다.
해양공장은 지난 8월 말 작업 물량이 모두 소진되자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소속 직원들은 기존 임금을 지급받으며 회사 교육 등을 받고 있다.
회사는 유휴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했지만, 실제 신청자는 120명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노위가 이번 신청을 승인하면 회사 입장에선 재무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특히 승인 결정으로 회사가 얻을 수 있는 더 큰 이득은 '회사가 어렵다'는 주장에 힘을 얻는다는 점이다. 즉, 지난 7월 24일 이후 석 달 가까이 중단된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이나 울산시와 노사가 함께 진행 중인 노사정협의회 등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반대로 불승인되면 노조가 도덕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회사가 지급 여력이 있으면서도 기준보다 적은 수당을 주며 휴업을 추진하고, 희망퇴직 등을 단행했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교섭이나 노사정협의회 등에서 노조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카드를 쥘 수 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