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을 '나약한 존재'로 규정 최대 문제 장하성·김동연 반드시 동시 교체해야 이대로 연말까지 가면 상황 심각해져 강남만 겨냥한 부동산 정책서 벗어나야
한국당 소속 '예산통'… 정부부처 긴장
송언석(경북 김천·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당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예산통'이다. 행정고시 합격 뒤 줄곧 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에서만 약 20년을 근무한 데다, 예산실장과 2차관을 역임해 경제·예산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이런 그의 이력 때문에 송 의원은 국회 입성과 동시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낙점됐다. 예결위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각 정부 부처는 물론 여야 의원들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타임스 기자와 만난 송 의원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세금중독 성장정책'이라며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개인'이라는 경제주체를 '나약한 존재'로 규정했다는 점을 들었다.
송 의원은 "정부는 국민이 힘들고, 가난하고,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지원하고 보듬어야 하는 존재로 본다"며 "기업에 대해서는 근로시간을 제약하고,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모든 것에 정부가 지시·명령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효과가 나오지 않는 데 대해서도 "과거 사례를 보면 어떤 경제부총리, 경제수석이 들어와도 1년 반이면 충분한 기간"이라며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5년이나 기다려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송 의원은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약 10년 전쯤 ILO(국제노동기구)가 주장한 '임금주도 성장(wage-led growth)'의 '임금'을 '소득'으로 수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소득은 임금·이자·지대·이윤으로 구성되는데,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이름을 바꾸고, 이자·지대·이윤은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아젠다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기업의 생산성은 무시한 채 '임금' 상승에만 초점을 맞춘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송 의원은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노동생산성 향상이 전제가 돼야 하는데 이를 제외하고 임금을 올리라고만 하면 장기적으로 기업의 비용부담이 늘어난다"며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르고, 내년에는 10.9%가 오르게 됐는데, 1년 반 동안 약 30%가 증가했다. 1년 반 동안 30%의 임금 증가는 기업이 생산성으로 커버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경제가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무시했거나, 이 시스템에 무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송 의원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경제팀의 교체의 필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교체설이 나오고 있는데, 이 두사람은 당연히 교체돼야 한다. 홍장표 전 경제수석을 경질할 때 같이 경질했어야 하지만 경제팀을 동시에 교체하는 데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연말까지 간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인물 교체뿐 아니라 정책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 9월 한 달 동안 두 번 내놓은 부동산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당장은 충격 때문에 거래가 줄었지만, 집값을 안정시켰다고 결론 내기는 어렵다"며 "부동산은 철저하게 시장에 맡겨야 한다. 지나치게 간여해서 더 큰 문제를 만드는 게 부동산"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정부가 '강남'만 보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했다.
그는 "(정책이) 너무 강남에 매몰돼 있다. 강남만 보면 부동산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서울만 해도 강남·강북이 다르고, 수도권·지방이 다른데 강남만을 겨냥한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인터뷰 말미에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지 말고 정상적인 경제운용을 해야 한다"며 "이대로 계속 간다면 신념·이념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이상하게 만들려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경제는 이념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