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인기 시들… '불자동차' 사태 겹쳐
점유율 20% 문턱서 14.89%까지 떨어져
일본車는 신차 없어 판매량 뒷걸음질

렉서스 ES 300h.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렉서스 ES 300h.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아우디 A3 40 TFSI. <아우디코리아 제공>
아우디 A3 40 TFSI. <아우디코리아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잘나가던 수입차의 기세가 제풀에 고꾸라졌다. 총체적 난국이다.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경유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주행 중 화재사고에 휘둘린 BMW, 잊혀가던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다. 유럽차의 잇단 '악재' 속 나머지 브랜드는 별다른 신차를 내놓지 못하거나, 모델 투입 시기가 늦어지면서 별다른 '반사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사실상 올해 꿈의 숫자인 시장 점유율 20% 돌파는 물 건너갔다는 평가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4.89%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9월 소폭 상승한 15.78%를 기록했지만, 연초부터 이어진 기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올해 1월 수입차 업계는 18.25%로, 월별 기준 점유율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2월에도 18.53%를 기록해 또다시 기록을 경신했고, 3월(18.44%) 주춤하기는 했지만, 4월 18.88%까지 상승하며 다시 질주에 고삐를 쥐었다. 하지만 5월과 6월 17.31%, 17.54% 기록한 데 이어 8월까지 내리막길을 걸으며 연초와 같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1987년 정부의 시장 개방을 시작으로 국내에 문을 두드렸다. 첫해 단 10대로, 국내 시장 점유율 '0%'에 그쳤던 수입차는 무서운 기세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20년 만에 처음 5%를 돌파했다. 또다시 5%P(포인트)를 끌어올리는 데는 5년이면 충분했다. 2012년 13만858대를 판매하며 10% 문턱을 넘어섰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5년 역대 최대 점유율인 15.53%를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만 아니었다면 작년까지도 점유율이 지속 상승했을 수 있다"면서도 "개점휴업에 들어간 영향으로 전체 수입차 시장이 쪼그라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작년 수입차 업계는 다시 15% 고지를 탈환했다.

업계는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국내 시장에 복귀하며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회복해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악재로 점유율 상승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을 견인한 경유차에 대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지난달 경유차 점유율이 최근 8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월 한 달간 새로 등록된 경유차는 4530대로 휘발유차(1만1187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판매량과 점유율에서도 경유차는 휘발유차에게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경유차 최다판매 모델이었던 BMW 간판 모델 520d의 화재사고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판매 중인 신형 모델은 리콜 대상 차종이 아니지만, 정부의 운행정지 명령과 함께 소비자 불신이 가중됨에 따라 수요가 줄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BMW의 9월 판매량은 2052대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61.3% 감소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3월(7052대) 판매량의 30%도 채 되지 않는 수치다.

성공적인 복귀 무대를 마친 폭스바겐과 아우디 역시 하반기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독일 검찰이 아우디가 한국에서 차대번호와 배출가스 서류를 조작했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검찰은 한국에서 도로를 달릴 수 없는 차량에 대해 승인을 받기 위해 위조된 정보를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 아우디에서 일했던 직원 3명이 검찰의 1차 수사 대상에 올랐다.

독일차의 악재로 '반사효과'를 누릴 일본차 업계는 신차 부재와 새 모델 투입 시기가 늦춰지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도요타를 제외한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혼다 등 일본차 업계의 판매량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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