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력 없는 연구용역만 반복
민간위원 중심 심의조정 그쳐
공공 알바 '채용 할당' 논란도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 관련 정부 추진체계가 정리되지 않은 채 비전과 성과를 못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비전 하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시키고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속력과 실효성을 상실한 4차산업혁명위는 있으나 마나 하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가 과기정통부라고 하는데 어떤 법규나 규정을 봐도 그런 내용이 없다"면서 "4차산업혁명위는 총리급 컨트롤타워라고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구속력 없는 민간위원 중심 심의조정기구에 그치다 보니 부처가 올리는 내용만 수동적으로 심의조정하는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획재정부가 혁신성장본부를 만들고 8대 핵심선도사업에 내년도에 5조원, 2022년까지 총 3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실질적으로 4차 산업혁명 전략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변 의원은 "4차혁명위는 대통령령에 근거해 설립됐고 기재부 혁신성장본부는 기재부령으로 만들어졌는데 사실상 기재부 본부가 4차혁명위보다 영향력이 크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혁신성장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4차혁명위는 없어도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영역을 묶어서 4차 산업혁명의 견인차 역할을 하라고 만든 과기정통부의 위상이 크게 낮다고 변 의원은 질타했다. 그는 "4차혁명위, 과기정통부, 기재부에 일자리위원회까지 여러 가지 얘기를 내놓는데 실상 성과는 다른 나라보다 뒤처진다"면서 "8대 선도사업의 경우 다른 나라들이 이미 앞서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위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효과적인 추격전략과 비전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변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4차 산업혁명 주무부처가 확실하다면 정부 체계와 산업계·과학계를 어떻게 묶어서 나아갈 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4차혁명위는 구속력 없는 해커톤과 연구용역만 반복하는데 이제는 논의가 아닌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공공부문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채용해 고용지표 하락을 막으려고 과학기술계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대출 의원(자유한국당)은 "정부 지침에 따라 최근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정부출연연구기관 한 곳당 20명, 총 500명의 2달 단기 알바를 채용하도록 각 기관에 할당했다"면서 "알바를 만들어서 고용지표가 더 내려가는 것을 막겠다는 임시조치"라고 지적했다.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은 "2달 알바 고용이 과연 정책이냐"면서 "이 방안이 어떻게 경제 관련 장관회의에서 논의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련 기관에 따르면 최근 연구회가 각 출연연에 지침을 보내 행정보조 등 단기 알바 고용을 추진하고 있다.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은 정부R&D 예산이 20조원을 처음 넘어섰지만 연구과제 성과평가 체계가 바뀌지 않으면 성과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정부의 기초연구 투자가 늘었지만 기초연구 이후 연구지원 단절이 늘고 있다"면서 "2016년 39.8%에서 작년 더 높아진 데 이어 과제당 연구비도 줄어들고 있는데, 연구총액도 중요하지만 연구자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단절 없이 하도록 정부R&D 사업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연구성과 평가체계 개선이 필요한데 과기정통부는 줄세우기 평가와 정량평가에 대한 본격적인 개선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연구자가 목표를 제시하도록 하고 달성 여부를 보는 현재의 방식 대신 수요 기반의 효과성 평가로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후폭풍이 거세다"면서 "기관별 전환율이 들쭉날쭉이고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갈등, 비정규직 간 갈등, 신규 채용 진입장벽 확대 등 부작용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