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박 75척 중 28척 수주
선두 탈환 … 中과 격차 벌려
4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도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2년에 인도한 우산(USAN) FPSO.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2년에 인도한 우산(USAN) FPSO. <현대중공업 제공>


명암 엇갈리는 산업 2題

한국 조선업계가 지난달 세계 발주 물량 절반 이상을 쓸어 담는 등 부활의 날개 짓을 하고 있다. 4년만에 첫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도 전해졌다. 여러 방면에서 '세계 1위' 위상을 자랑했던 조선업의 부활이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신호들이 감지된다.

10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9월 한 달간 세계 선박 발주량 252만CGT(75척) 중 163만CGT(28척)를 수주하며 5개월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CGT는 선박 부가가치를 고려한 수정 환산톤수다. 세계 선박 발주량 가운데 65%를 국내 조선사가 휩쓴 셈이다.

한국의 조선업은 수년 전만 해도 세계 1위 수준이었지만, 2015년부터 이어진 수주 절벽에 해양플랜트 부실까지 겹치며 추락했다. 그 틈을타 중국과 일본이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늘렸고 한국은 3위로 주저앉았다.

한국이 다시 1위를 되찾는 데는 반기 기준 3년이 걸렸다. 올해 상반기 다시 1위 자리를 꿰찼다. LNG(액화천연가스)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같은 고부가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게 주효했다. 올해 1∼9월 누계실적에서도 한국은 950만CGT(212척, 45%)로 651만CGT(307척, 31%)의 중국이나 243만CGT(111척, 12%)의 일본을 앞서며 1위를 유지했다. 무서운 기세로 몰아쳤던 중국과의 격차는 299만CGT까지 벌어졌다.

남은 일감도 2000만CGT를 넘어서 회복세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2037만CGT로, 2017년 1월에 2074만CGT를 기록한 이후 1년 9개월 만에 2000만CGT를 넘어섰다. 수주잔량은 남은 일감을 뜻하는 것으로 한국 조선업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표로 이해할 수 있다.

모처럼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도 전해졌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미국 석유개발 회사인 엘로그 익스플로레이션과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1기를 수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수주금액은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낸 것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47개월 만이다.

이번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은 국내 조선업계에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일감 수주가 없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하반기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유휴인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영업 인력들은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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