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
패트릭 렌시오니 지음 / 송경모 옮김


한 조직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 그 조직이 기업이라면 CEO가 리더일 것이다. CEO 리더십과 역할에 대한 통찰은 경영관련 서적의 오랜 주제다. 책은 2000년 벤처 창업 열기가 한참 최고에 이르던 시절에 출간됐다. 이른바 CEO로 시작하는 경영 컨설팅 서적 붐의 1세대쯤으로 봐도 무방한 책이다. 실제 책을 보게 된 경위도 당시 반도체 장비업체를 운영하는 한 CEO의 권유 때문이었다.

책은 소설적 우화 형태를 차용한 단순한 구성을 하고 있다. 주인공격인 초년생 CEO 앤드류가 경비원 노인 찰리와 우연히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책 후반부에 이름 모를 대머리 사내와 멋쟁이 남자, 키 큰 남자가 등장하지만 줄기는 앤드류와 찰리와의 대화다.

내일 이사회를 앞두고 신통치 않은 실적 등으로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인 앤드류가 찰리와의 대화를 통해 듣고 깨닫는 것이 'CEO가 빠지기 쉬운 5가지 유혹'이다. 저자 패트릭 렌시오니는 이 우화같은 이야기를 통해 CEO가 흔히 빠져드는 유혹의 함정 5가지를 제시한다. 첫째가 회사의 실적보다는 자신의 현 지위를 보호하고 싶은 유혹이고, 둘째가 CEO로서의 인기에 집착해 명확한 결과규명의 책임을 등한시 하는 것이다. 셋째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강박으로 확실한 의사결정에 매달리며 때를 놓치는 함정이다. 넷째가 조화의 욕구에 빠져 생산적 의견충돌을 유도하지 못하는 것이고, 마지막이 자신에게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을 용납하고 싶은 않은 욕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경영컨설턴트 가운데 한명인 렌시오니는 이 간단한 이야기로 흔히 알고 있다고 치부할 CEO의 오류에 대한 통찰을 묵직한 울림으로 만든다. 책 곳곳에서 저자는 말한다. CEO가 오류에 빠지는 유혹은 복잡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정정당당히 대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기업이든 작은 단체든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책 서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추천사 중 "자신의 명예나 인기보다 회사를 후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이런 용기가 있다면 모든 문제는 놀라울 만큼 간단해진다"는 대목이 진지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서낙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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