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정 우위로 주도권 자신감
공급과잉 우려에도 공격적 투자
SK, 이천·청주·中 유사 등 6곳
삼성, 화성·평택·中 시안에 건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반도체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는 2020년까지 국내외에 최소 5개 반도체 생산라인을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미세공정 등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지키겠다는 자신감이 담겨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4일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부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M15 공장 준공식을 개최한다.

총 23만㎡ 면적에 건설 투자금액만 2조2000억원을 투자했고, 추가 설비투자를 포함해 단계적으로 총 15조원을 투입할 예정인 M15 라인에서는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특히 72단 3D 낸드플래시와 함께 현재 개발단계인 5세대 96단 낸드플래시도 생산해 해외 업체와의 기술 경쟁력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라인은 2005년 가동을 시작한 경기도 이천의 M10(D램)을 비롯해 청주 M11·M12(낸드), 이천 M14(D램·낸드)와 중국 우시 C2(D램)에 이어 여섯 곳으로 늘어난다.

SK하이닉스는 또 올 연말 완공 예정으로 우시 공장의 확장 팹 공사를 진행 중이며, 경기도 이천에 차세대 첨단 미세공정인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도입한 M16 생산라인도 연말께 착공해 오는 2020년 10월께 완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 외에 3곳에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화성에 EUV 라인을, 평택에 2기 메모리 라인을 각각 건설하고 있고, 중국 시안에서도 기존의 V낸드와 패키지 라인 외에 두번째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화성과 시안 라인은 내년 완공해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고, 평택 2기 라인은 2020년 완공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기흥에 파운드리와 발광다이오드(LED), 화성에 낸드·D램 및 파운드리, 평택에 낸드·D램, 온양에 패키지 라인을 운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시안에 V낸드, 쑤저우에 패키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라인을 각각 운용하는 등, 1984년 준공된 기흥 반도체 1라인을 비롯해 무려 20여 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거나 가동 예정이다. 당분간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 자리를 뺏길 가능성은 없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양사가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미세공정을 바탕으로 한 품질·원가 경쟁력과 함께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세공정은 같은 공간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핵심 기술로 성능과 원가 경쟁력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양 사는 업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지속적인 수요 증가 예상도 공격 투자의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장치 산업의 특성 상 투자에 따른 단기적인 수익성 부담은 있지만,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과거 삼성전자가 대만발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승리한 비결도 뚝심있는 투자로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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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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