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 속도 세계 3위 정부 대출규제도 증가세 못막아 GDP 대비 비율은 세계 7위 수준 금리상승땐 금융위기 뇌관 우려
우리나라 경제를 위협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수위가 세계적으로 드문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 3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과 견줘 갚아야 할 원리금이 빠르게 불어나며 가계의 빚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 우리나라 시중금리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계부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95.2%로 1년 전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BIS가 집계한 43개 주요국 가운데 중국(3.7%포인트), 홍콩(3.5%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정부가 지난해 중반부터 부동산 대책 일환으로 대출을 조이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증가세를 막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말 이후 6개월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포인트 올랐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높다. 스위스(128.3%), 호주(122.2%), 덴마크(117.3%), 네덜란드(104.3%), 노르웨이(101.6%), 캐나다(99.4%) 다음이다.
소득에 비해 갚아야 할 원리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1분기 한국 가계 부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12.2%로 전 분기보다 0.1%포인트 늘었다. DSR은 갚아야 할 원리금을 가처분 소득에 견줘 어느 정도인지 나타내는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보다 갚아야 할 대출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최근 2년간 DSR 상승 폭을 보면 BIS 통계가 있는 17개국 중 한국이 1%포인트로 가장 컸다. 2위인 노르웨이(0.7%포인트)를 포함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8개국만 DSR가 상승했다.
가계 부문의 DSR은 통계 작성 초기인 1999∼2000년에 8∼9%대에서 2010년 말 12%대로 진입했다. 2013년에는 11%대로 다시 내려왔으나 2016년 1분기 11.2%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소득이 늘지 못하면서 가계 DSR이 커지고 있다. 가계신용 증가율은 두 자릿수에서 떨어져 올해 1분기 8.0%를 나타냈다. 하지만 가계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5년 3분기 이후 0~1%대에 그쳤다. 올해 1분기에도 1년 전보다 0.3%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경제 성장세와 견줘서도 가파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월 말 기준 95.2%로 1년 전보다 2.3%포인트 상승했다.최근 1년 상승 폭에선 43개국 가운데 3위였다.
가계 소득, 경제 성장세에 비해 과도한 가계부채는 소비를 짓눌러 내수와 경제를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