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서 승자만 살아남아
"하나멤버스·하이로보 서비스
고객에 1대1 맞춤 제공 목표"


디지털금융 프론티어
(1)김정한 하나금융지주 CDO


"뱅크(은행)는 없어지고 뱅킹(은행 서비스)만 남는다." IT(정보통신) 기술을 만나 하루가 다른 게 금융 서비스의 모습이다. 인터넷 서비스로 시작된 '집 안의 은행'은 이제 모바일 서비스로 '손안의 은행'이 된 지 오래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기술이 접목되면서 '손 안의 은행'은 단순 은행원이 아니라, 전문 자산 관리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요즘엔 블록체인 기술까지 나왔다. "과연 미래 '디지털 금융'의 모습은 무엇일까?" 디지털타임스가 나서 은행, 신용카드, 보험 등 전 금융권의 디지털금융 전략담당 최고 책임자를 만나 물어봤다. 그들의 답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소개한다.

"데이터는 이제 금융사의 생존의 문제입니다. 데이터에 얼마나 투자하느냐, 데이터를 얼마나 모으느냐에 미래 금융의 승부가 갈릴 것입니다."

김정한 하나금융지주 최고데이터책임자(CDO;Chief Data Officer) 겸 하나금융티아이 부사장(사진)은 최근 기자를 만나 이렇게 단언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금융의 모습을 탐구하는 기획 시리즈 '디지털금융 프론티어'을 위한 첫 만남이었다. 인터뷰는 서울 역삼동 김 부사장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첫 인터뷰답게 김 부사장의 눈빛은 야전 사령관 마냥 빛났다. 말 속에 결의가 묻어났다. 그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금융 시장에도 곧 데이터 치킨게임이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미 세계 금융은 '데이터 규모의 경제' 상황에 놓여 있고, 앞으로 데이터 전쟁에서 살아남은 승자의 독식 구조가 더욱 뚜렷해질 것입니다."

본지가 김 부사장을 첫 '디지털금융 프론티어'로 선정한 이유는 그의 독특한 경력에 있다. 본래는 그는 금융인이 아니다. 그의 경력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치열한 경쟁 현장에서 실적으로 다져진 것이었다. '야전 전투형'이라고 할까?

김 부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필립스반도체를 거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소프트웨어 개발팀장(상무),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전무), SK텔레콤 그룹 전략기술 기획위원 등을 거쳤다.

하나금융에는 올 초 합류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기술 자회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부사장 겸 데이터 트랜스포메이션(DT) 랩 총괄 기술책임자(CTO)로 영입된 게 인연이 됐다. 최근엔 하나금융의 디지털금융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 전략을 총괄하는 CDO로 선임됐다.

"금융 경력이 전혀 없는 공학자죠. 혼자 생각합니다. 하나금융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김 부사장은 스스로 자신에 주어진 임무를 '삼성의 반도체 1등 DNA를 하나금융에 심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젠 금융도 세계 1등을 하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금융의 초격차를 만들어 하나금융이 세계 무대를 누빌 것입니다."

김 부사장은 디지털금융 시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와 융합 인재라고 단언했다. 하나금융은 금융 기업이 아니라 금융정보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크게 세가지 축의 조직을 두고 있다. 하나는 미래 금융서비스의 알고리즘과 앱 등을 개발하는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IO;Chief Digital Innovation Officer) 조직이다. 또 하나는 김 부사장이 맡고 있는 CDO 조직이다. CDO 조직은 디지털금융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 유통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마지막은 최고정보통신기술책임자(CIO:Chief ICT Officer) 조직으로 디지털금융 인프라 구축과 유지관리 역을 맡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의 대표적 디지털금융 서비스로는 하나멤버스와 하이로보를 꼽는다. 하나멤버스는 2015년 10월 흩어져 있는 하나금융 계열사들의 포인트를 모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출시된 통합 플랫폼으로 8개월 만에 500만, 1년 반만에 1000만 회원을 넘겼다. 현재는 약 1400만 회원을 두고 있다. 초기엔 포인트 통합 플랫폼에 그쳤지만, 지금은 나의 하나금융 거래 정보를 한 눈에 보여주고, 카드·증권·보험 등 6개 금융계열사 상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고, 재테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디지털금융 종합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하이로보는 자체 개발한 '딥러닝 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AI 프라이빗뱅커(PB)가 먼저 고객에 맞는 국내외 펀드와 채권을 추천하고, 사람 PB가 고객 의향을 최종 반영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주는 서비스다. 지난해 7월 첫 선을 보인 뒤 1개월 만에 가입액 1000억원을 넘었고, 현재는 4만3000명 고객의 약 6000억원을 굴리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이제 하나멤버스나 하이로보와 같은 AI 서비스를 모든 하나금융 고객에 1대1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손님보다 손님을 더 잘 아는 1인 1금융AI 서비스가 바로 하나금융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님에게 행복을 주는 금융정보 서비스 입니다." 김 부사장의 꿈꾸는 하나금융의 미래였다.

김승룡기자 srkim@
사진=박동욱기자 fufus@

김정한 부사장은

○1962년 9월생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필립스반도체 USA 연구원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SoC연구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센터장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SK하이닉스 역량개발 전문위원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 겸임교수

○서울대 경영학과 객원 교수

○하나금융지주 최고데이터책임자(CDO)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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