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과 인건비 상승 등 중소제조기업을 둘러싼 악재가 잇따르면서 '중소기업발' 투자에 찬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올 1∼9월까지 중소기업 10개사 중 4개사는 아예 투자를 하지 않았고, 4분기에도 절반 가량의 기업이 투자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투자가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투자활성화를 위해 내수 살리기에 역점을 둔 강력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나온다.
1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이 지난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중소제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투자 현황 파악 및 정책의견 조사'에 따르면, 4분기에 투자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15.7%에 그쳤다.
이에 반해 '투자 의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50.0%에 달해 투자 의향을 밝힌 기업보다 세 배 가량 많아 4분기에도 기업들의 투자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의향이 없는 기업(150개사)의 42.0%는 '투자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려 했으며, '수요부진 지속 예상(25.3%)'이라고 응답한 비중도 높게 나왔다.
또 주위 동종업계 중소제조업체들의 4분기 투자수준 전망도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전년동기 대비 축소할 것(49.7%)'과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46.7%)'이라는 응답을 합치면 96.4%에 달했다. 반면 '전년동기 대비 확대될 것'이라는 응답은 고작 3.0%에 그쳐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1∼9월 중 투자실적이 있었던 기업은 63.3%로, 실적이 없었던 기업(36.7%)보다 많았다. 투자실적이 있는 기업 중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투자를 축소한 곳은 13.0%, 확대한 곳은 12.6%로 조사됐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감축 등 국내 고용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이 해외 이전을 했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 11.0%가 현재 해외 생산시설이 있거나, 향후 해외 생산시설을 설립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인건비·근로시간 등 노동조건이 국내보다 좋아서(30.3%)', '거래 기업의 해외진출에 따른 동반진출(30.3%)'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은 투자 활성화를 위한 경제정책 방향으로 내수활성화(63.0%), 고용안정·인력난 해소(32.7%), 자금조달 경로 다각화(32.7%), 수출 활성화(26.0%) 등의 순으로 꼽았다. 경기부양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하는 정책으로는 '금리인하(58.7%)', '개별소비세 인하(30.0%)'에 달했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내수부진과 인건비 부담 가중 등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영여건이 매우 좋지 않다"며 "4분기 투자 의향이 없는 기업이 3분의 1 수준에 달하는 만큼 투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