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편의점 업계 3위 세븐일레븐과 4위 이마트24가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맞붙는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편의점 업계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모두 현 상황이 녹록치 않아 인수 후의 득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선두인 CU와 GS25는 예비입찰에 나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추가 인수 희망자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2파전이다.
2014년만 해도 CU·GS25와 3파전을 벌이던 세븐일레븐은 2015년부터 경쟁사들이 매년 1000여개씩 매장을 늘릴 때 제자리걸음만 했다. 이에 지금은 매장 수만 2000개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세븐일레븐은 2500여 매장을 보유한 미니스톱을 인수해 선두권과의 거리를 단숨에 줄이고 'BIG 3'로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가 승리한다면 단숨에 매장을 6000개까지 불리며 3위 세븐일레븐을 위협할 수 있다. 현재 3000여개 안팎의 매장을 확보한 이마트24가 M&A 없이 매장을 이 수준으로 늘리려면 적어도 4~5년 이상이 걸린다. 앞으로 편의점 업계에 미니스톱 수준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없는 만큼 이마트24에게는 퀀텀 점프가 가능한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1%대에 불과한 세븐일레븐과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이마트24가 역시 0%대 영업이익률에 그치는 미니스톱을 인수하는 것이 질적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매출 1조1853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0.22%다. 자칫하면 몸집만 키운 채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편의점의 트렌드인 PB상품보다는 치킨·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즉석식품류 강화로 차별점을 두는 미니스톱의 콘셉트가 인수 후에 원만히 녹아들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몸값도 만만치 않다. 미니스톱의 최대주주인 이온그룹 측은 4000억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00억원대를 예상하는 인수 희망자들과의 갭이 크다.
이에 자칫하면 인수전에서 승리하고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출점이 어려워진 현재 상황에서 미니스톱은 분명 놓치기 싫은 기회"라면서도 "인수 후 기존 브랜드와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