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따른 철강 통상압력에 새노조 출범으로 사내갈등 확산 정치권 '포스코 흔들기' 지속땐 국가 기간산업 무너질까 우려도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최정우 포스코호가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통상 압력에다 새 노조 출범에 따른 사내 갈등으로 첫 시험대에 올랐다.
철강 보호무역 극복과 사업재편 등 출범 초기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와중에 정치권이 노사 문제에 개입하면서 사내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칫 정치권과 연계된 강성노조의 출현으로 국가 기간산업인 포스코의 경영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에 이어 노사분규 무풍지대였던 포스코 마저 노사 갈등에 휩쓸리면서 재계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은 27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추석 명절 연휴 기간에 불거진 '노조 와해' 논란과 일부 노조원의 사무실 무단 침입과 관련해 "노조가 생기면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는데 (노조원들이) 왜 그렇게 무리한 행동을 했는지 잘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 화합이 우리 회사의 우수한 기업문화와 전통 중에 하나였다"며 "노든 사든 모든 업무 활동이 적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포스코에 따르면 앞서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23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노조원 5명이 포항시 포스코인재창조원에 마련된 임시사무실에 들어가 근무 중이던 노사문화그룹 소속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문서 일부와 직원 수첩을 들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았다.
지난 17일 첫 출범한 포스코지회가 속한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 한국GM(지엠) 등 국내 완성차 업계를 포함한 최대 규모의 노조다.
하지만 문건은 이미 정치권으로 건너간 뒤였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3일 포스코 노무협력실 팀장과 직원들이 포스코 인재개발원에서 노조 무력화 대책을 수립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당시 확보한 문건과 노트를 공개했다.
이에 포스코도 즉각 참고자료를 내고 '불법행위'를 강조하며 노조탄압은 없었다고 맞섰다. 회사 측은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것과 같이 자유로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있다"며 "특정 노조에 대해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 처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개입된 포스코 흔들기가 계속될 경우 국가 기간산업이 무너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당장은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과 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등이 철강을 중심으로 보호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톤당 800달러 수준이었던 세계 철강재 판매단가는 올해 들어 900~1000달러 선을 유지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철강 수출도 7월과 8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이 조만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미국발 보호무역이 전방위로 확산하면 포스코 역시 실적 호조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도 포스코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종가 기준 포스코의 주가는 30만5500원으로 지난 2월 40만원과 비교해 24% 급락한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민간기업의 노사 문제에 개입하며 국가 기간 산업을 흔들면 안된다"며 "노사 이슈는 포스코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