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우리 시중금리가 '울고 싶은 아이 뺨 맞은 듯' 들썩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10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실제 우리 시중금리를 좌우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슬금슬금 올라 2년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지 오래다.
우리 가계부채는 꾸준히 늘어 1500조에 달한다.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 부담이 15조원이 느는 것이다. 안그래도 우리 경제 '핵폭탄'으로 불려왔던 가계부채 폭탄이 본격적인 작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00~2.25%로 올리자 정부 당국은 일제히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한은은 허진호 부총재보 주재로 통화정책국장, 금융시장국장 등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기획재정부도 한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 임원들과 함께 제57차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방향을 점검했다.
당국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견된 일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금리 역전이 장기화될 경우 실제 외국인 자본 유출이 현실화될 수 있어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가계부채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상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단순 계산으로 금리가 0.1%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은 1조5000억원 는다. 1%포인트는 부담이 15조원으로 열배가 는다.
특히 최근들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채 규모가 늘어난 상태다. 한은이 낸 9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등급 7~10등급인 취약차주 대출규모는 올해 2분기까지 85조1000억원이다. 지난 2014년 74조원에서 매년 꾸준히 느는 추세다. 금리가 0.1%포인트 오를 때 851억원의 이자 부담이 더해진다. 특히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층인 차주의 대출 규모는 48조2000억원으로 2014년(29조1000억원)보다 65.6% 급증했다.
이미 시중금리는 상승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달 잔액 기준으로 1.89%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8월 1.59%에서 꾸준히 올라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자영업자 대출도 2분기 기준으로 590조7000억원에 달한다. 금리 0.1%포인트 인상 때 5900억원의 이자 부담이 쌓인다. 한은이 지난해 낸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업의 폐업률은 23.5%에 달했다. 도·소매업은 각각 19.0%, 12.9%다. 자영업자 수는 570만명으로 그 비중은 25%에 달한다.
이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국 시중은행장들과 만찬을 가졌다.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단속 차원에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이 필요하지만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 가계부채를 축소시키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