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석유자원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미국산 석유자원의 주요 수입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6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로 수출된 LNG 물량은 총 1104억 입방피트로, 전체(4917억 입방피트)의 2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미국산 LNG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멕시코(1055억 입방피트·21.5%)를 제치고 1위 수입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이어 중국(619억 입방피트·12.6%)과 일본(442억 입방피트·9.0%), 인도(315억 입방피트·6.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 상반기 우리나라에 도입된 미국산 LNG는 지난해 전체 수입 물량(1302억 입방피트)에 육박했다. 불과 2년 전인 2016년(102억 입방피트)에 비해 10배 이상 급증했다. 천연가스의 전통적인 성수기가 겨울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미국산 수입이 2000억 입방피트를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국가스공사는 2012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사빈패스 터미널로부터 연간 280만 톤의 LNG를 도입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작년부터 들여오고 있다. 내년 이후에는 GS EPS와 SK E&S 등 민간기업들도 미국산 LNG를 수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수입하던 LNG의 대부분이 유가에 연동됐던 것과는 달리 미국산 LNG 가격 지표인 '헨리 허브'는 별개로 움직이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LNG 기준가격은 열량 단위(MMBtu·25만㎉를 낼 수 있는 가스량)당 9∼10달러 선이었으나 미국산 LNG 가격은 최근 몇 년간 3달러 선을 유지했다.

원유 수입도 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정유업계(SK에너지, GS칼텍스 등 8개 업체)가 수입한 원유의 9.7%는 미 대륙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4.5%)보다 배 이상 급증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미국 셰일오일의 가격 경쟁력 확보와 중동을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제한, 미국의 대 이란 제재 복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물 거래 기준으로 25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유 (WTI) 가격은 배럴 당 72.28달러로, 두바이유(77.14달러)보다 5달러 가까이 싸다.

업계 관계자는 "셰일오일 기술 향상으로 생산원가가 배럴 당 50달러 이하로 낮아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공급선 다변화로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동시에 한·미 간 무역 불균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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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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