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정부가 추석 연휴 이후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내놓기로 하면서 업계와 소비자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해외에서 휴대하는 불편함을 덜게 됐다며 환영하고 있는 반면 업계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며 미지근한 반응이다.

2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1일 "추석 연휴 이후 입국장 면세점 도입과 규제 혁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해외여행 3000만 명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 여행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지 한 달여만이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가방이나 주류 등 부피가 크고 무거운 물품을 구매하면 여행 내내 휴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천공항공사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해 9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시행했을 때도 84%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 문제로 출국 시 물품을 구입하지 않고 입국 시 해외 면세점에서 구입하던 수요가 입국장 면세점으로 흡수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면세업계에서는 "정부가 생각하는 만큼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입국장 면세점 예정 부지가 1터미널 380㎡, 2터미널 326㎡로 협소하고 신라·롯데 등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 면세점만 입점할 수 있어 상품 구색도 부족해 소비자를 유인할 매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기존 출국장 면세점에 입점한 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행 비행기에서 면세물품을 판매하는 항공사의 기내 매출에 더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입국장 면세점보다는 출국 전 인터넷 면세점에서 구입한 면세물품을 입국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입국장 인도장 도입과 현재 1인당 600달러인 면세액 한도를 늘리는 등 다른 제도 변화 여부에 더 무게를 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국내 면세점 매출 중 인터넷면세점 비중은 20~2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10%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출국하는 국민들이 면세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도 인도장 설치로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입국장에 작은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하는 것이 국민 편의를 크게 개선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인터넷 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입국 시 찾을 수 있도록 하면 공간 대비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적이는 인천공항 면세점 <연합뉴스>
북적이는 인천공항 면세점 <연합뉴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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