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21일 공개되는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기획부동산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기획부동산은 임야나 그린벨트 등이 개발될 것처럼 부풀려 투자자를 모아 지분쪼개기나 지분투자 방식으로 땅을 팔고 있다. 하지만, 그린벨트는 매물 대부분이 활용도가 떨어지는 지분 형태인 데다, 정부 개발 계획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지역을 비롯해 경기도 과천, 성남, 광명, 안산 등 신규 택지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역에서는 그린벨트 개념이 무엇인지 문의부터 살만한 땅을 골라 달라는 매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꼭 그린벨트 투자가 아니더라도 향후 일대에 거주하기 위해 임대주택을 찾는 수요도 늘었다.
서울에서 신규 택지 지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세곡동의 경우 그린벨트 토지 중 전답 호가가 3.3㎡당 700만∼800만원으로 발표 전보다 200만원 이상 올랐다. 그린벨트가 풀리면 바로 건물이 들어설 수 있기 때문에 21일 결과 발표에 따라 전답 시세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후보지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준강남권으로 꼽히는 과천 일대도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과천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발표 전임에도 투자 문의가 종종 들어오고 있다"면서 "위치가 중요해 수용 토지 이외 지역으로 조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내곡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직 후보지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단 사두면 손해 보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과천 일대에서 대로변과 가까운 임야는 3.3㎡당 최고 1200만원까지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기획부동산 뿐만 아니라 공인중개업소들도 그린벨트 해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투자 가이드에 나서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지구 개발이 취소된 뒤 3년 만에 신규 택지 후보지로 거론되는 광명 노은사동 일대는 매수문의가 늘면서 호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과장 광고도 판을 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그린벨트가 해제된 성남 금토동은 10개월 만에 땅값이 2∼3배 올랐다. 이 지역의 한 기획부동산업체는 제3판교테크노밸리와 직선거리로도 1.5㎞나 떨어진 곳에 위치한 토지의 시세 상승이 기대된다면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신규 택지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역의 토지 거래량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천, 의왕 포일동이 많았는데 과천은 7월 7건에서 8월 24건, 의왕은 7월 1건에서 8월 15건으로 늘었다. 쪼개기로 의심되는 지분거래의 경우 과천과 의왕이 4∼7월 월평균 3건에서 8월 31건으로 10배 폭증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기획부동산들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린벨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과도한 금액을 투자했다간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