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후 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는 가운데, 다주택자도 투기세력도 아닌 애먼 1주택자가 정책 부메랑을 맞게 생겼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고가·다주택자 22만명에 종합부동산세를 올리고, 대출을 차단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종부세는 최고 세율이 3.2%까지 오르고, 서울을 비롯 규제지역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집으로 돈 벌 생각을 하지 말라"의 메시지를 보유세 폭탄과 대출규제로 현실화한 것이다.

하지만, 주거 실수요자인 1주택자의 규제강화는 근본 취지인 부동산 투기억제와 큰 상관이 없을뿐더러 징벌적 과세에 따른 집값 전가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1주택자의 추가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막은 것이나, 분양권 소유자도 주택 소유자로 간주한 것은 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소지가 크다.

문제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를 다주택자나 과도한 갭투자를 일삼는 투기세력과 구별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서울 강남 3구에 집 한 채를 보유하고 있는 은퇴자의 경우, 늘어나는 세 부담을 사실상 감당하기 어렵다. 종부세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2022년까지 현행 80%에서 100%로 올리기로 하면서 1주택의 보유세도 2~3배까지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주거 개선 욕구라는 보편적 행복추구가 훼손된다는 문제도 논란거리다. 청약 시장에서 1주택자는 사실상 실수요계층으로, 이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집값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 청약시장에서 소외된 1주택자들이 기존 주택 시장으로 옮겨갈 경우 집값 과열의 요인이 될 수 있다. 1주택자 중산층의 주거개선 욕구까지 외면하는 정책이 주택시장 안정의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