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우선주의' 몸살 속 시진핑, 올해 처음으로 참석 주목 관계악화 러·일도 대응 나설 듯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개막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중국과 러시아, 일본 정상이 러시아의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로 모였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전 세계 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궁 속에 빠진 가운데, 3국 정상이 무역전쟁 속에 활로를 찾기 위해 자유무역 수호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설 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부터 13일까지 사흘 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 4차 동방경제포럼'이 개막했다. 동방경제포럼은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러시아 정부가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국제회의다. 투자 유치와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 활성화가 목표다.
특히 올해 포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로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열려 주목받았다. 이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실제로 시 주석은 올해 처음으로 포럼에 참석했다. 현재 중국 경제는 미국과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며 성장폭이 둔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기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6.2% 증가했지만 3개월 연속 증가 폭이 둔화하고 있다. 또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러시아도 미국의 제재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 통화 루블화 환율은 미국의 대러 제재 강화로 2년 반 만에 최고로 뛰는 등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초 영국에서 벌어진 '이중 스파이' 독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새 제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미국의 제재 발표 직후 "(미국의 제재는)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보복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후 양국 간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며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과 관계에서 비슷한 처지에 놓인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서로의 도움을 찾아 밀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로 두 정상은 포럼 기간 동안 단독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 등을 논의하고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일본도 최근 미국과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무역전쟁의 또다른 주인공이 일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딜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보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지 않다(보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미국이 일본을 다음 표적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로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일본 주요기업 4곳 중 1곳은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무역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아베 총리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타스 통신은 이번 포럼의 핵심 의제는 핵심 의제는 무역전쟁과 아태지역 안보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