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역대급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며 '부동산 불패'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서울 집주인의 콧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정부가 8·27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 지정 확대 등 추가 규제에 나섰음에도 집값 하락보다는 추가 상승 기대감이 더 높아지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거나 거둬들이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10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했다. 지수 집계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매수우위지수는 부동산중개업체 36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를 확인해 산출하는 지수다.
지수 범위는 0∼200이며 기준점인 100을 웃돌면 매수자가, 밑돌면 매도자가 시장에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에 주택을 팔 수 있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펼쳐진다.매수우위지수는 8월 넷째 주 152.3으로, 이전 최고 기록인 2006년 11월 첫째 주 157.4 이후 12년 만에 정점을 찍었다. 8월 다섯째 주에 165.2를 기록하며 이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9월 첫째 주에 2주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부동산시장의 매수우위지수는 2006년 150대까지 오른 이후 하향세에 접어들어 2007년부터 2016년 6월까지 10년 가까이 100을 밑돌았다. 2012년에는 한 자릿수까지도 떨어졌다.
지난해와 올해 2∼4개월마다 간헐적으로 100을 넘었다.
그러다 올해 7월 마지막 주부터 기준점을 넘기기 시작한 지수는 한 달 만에 뛰어올라 최대 수치인 200에 육박했다. 지역별로 강북 165.7, 강남 178.4로 각각 2008년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됐다는 것은 매도자들이 집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매물 호가를 더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의미"라며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규제, 투기지구 지정 확대 등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 노력에도 매도자들은 오히려 콧대가 높아졌고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장에 몰리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 집값이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부동산 불패'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그만큼 부동산시장이 과열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