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라이제이션
니얼 퍼거슨 지음/구세희·김정희 옮김
서구 근현대사의 약진에 대한 이론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이다. 책은 세계적 젊은 지성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저자의 해박한 역사 지식과 해석, 이를 풀어가는 힘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러기에 500쪽이 넘는 방대한 내용이 지루할 틈 없이 읽힌다.
책은 15세기 당대 세계 부와 힘의 중심축이 이후 500년의 시기동안 어떻게 서양으로 옮겨갔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15세기 동양은 영락제의 명나라와 메흐메드 2세의 오스만제국 등이 최고의 융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반면, 서양은 극심한 전염병에 시달리는 영국이 있었고, 프랑스와 아라곤(스페인), 포르투갈 등 서유럽 전반의 나라들이 더 나을 것이 없던 시기로 침체를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서양이 이후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되는 근원 요인으로 경쟁·과학·재산권·의학·소비·직업 이라는 여섯 가지에서 월등한 비교 우위를 쟁취하면서부터라고 설명한다. 이것이 이후 대항해시대와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를 거쳐 현재의 세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물론 지극히 서양 중심의 역사 해석이고, 서양 제국의 시각이 가미된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부터 이들 여섯 챕터 요소요소에서 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해 재해석한다. 서문에서부터 명확하게 선을 긋는다. 세계적 첫 영어사전 편찬자이자 평론가인 새뮤얼 존슨이 저서 '아비시니아(에디오피아)의 왕자 라셀라스'를 통해 제기한 서양 패권 장악의 필연론에서부터 제도적 우위에 따른 경쟁사회의 우수성, 1650년 이후 약 250년 동안 과학 혁신의 거의 전부가 서양에서 일어났음을 상기시킨다. 법치주의와 대의제를 통한 사유재산권 확립과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한 앵글로 아메리카(미국)의 부상,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의학편에서는 영국과 독일 등의 아프라카 식민지화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킨다. 20세기 들어 제국주의는 소비사회라는 형태로 바뀌어 발현됐으며, 마지막으로 서구 우월의 힘은 프로테스탄트적 직업관에서 나왔다고 맺는다.
퍼거슨은 이후 '위대한 퇴보'를 통해 서구 문명의 쇠퇴에 대한 우려를 담아내긴 한다.서양 우월적 시각의 편향성을 어느정도는 감안하고 읽어야 균형감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서낙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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