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삶 주고 떠난 `영원한 챔피언` 프로레슬러 이왕표

담도암 투병끝 64세로 별세
개그맨 이동우에 안구 기증
프로레슬링계의 대부 이왕표 프로레슬링연맹 대표(사진)가 담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4일 유가족은 이왕표 한국 프로레슬링연맹 대표가 이날 오전 8시 48분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64세.

앞서 고인은 방송에서 유서를 통해 '사망 시 모든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다'라고 언급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왕표는 '박치기왕' 김일의 수제자로 1975년 프로레슬러로 데뷔, 세계프로레슬링기구(WWA)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고인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프로레슬링 인기가 떨어진 뒤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레슬링 선수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고인은 2009년과 2010년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밥 샙과 타이틀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고인은 2015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공식 은퇴식을 하고 사각 링과 작별한 뒤에도 최근까지 한국 프로레슬링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2013년 담낭암 수술을 받은 고인은 기적처럼 병을 이겨냈지만, 최근 암이 재발하면서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눈을 감았다.

고인은 지난 2013년 KBS 2TV '여유만만' 프로그램에서 담도암 투병 사실과 함께 자신의 유서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이왕표는 "위험한 수술이고 죽을 확률도 있다"며 "만약 잘못될 경우 내 눈을 이동우씨에게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왕표씨가 기증 의사를 밝힌 이동우씨는 개그맨 겸 연극배우다. 그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인해 시력을 잃었다고 알려져 있다.

빈소는 서울 현대 아산병원에서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이다. 장지는 일산 창아공원이다. ]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