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확산에 '갭 메우기' 증가 관망세유지 대기수요도 움직여 하반기 집값 상승세 이어질 듯
서울 집값, 1년새 얼마나 올랐나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올해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올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1곳의 입주 11∼15년차 아파트로 나타났다.
'갭 메우기' 현상이 확대되면서 올 들어서만도 21%나 급등했다. 갭 메우기는 기존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간 가격 차이를 좁히는 현상을 뜻한다. 실수요가 많아지면서 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오르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3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 등 11개 구의 입주 11∼15년차 아파트 가운데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매매가는 7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올랐다.
입주 16∼20년차 아파트가 같은 기간 12.8% 올라 두 번째로 높았고 입주 5년 이내 12.4%, 입주 21년 이상 7.5% 순으로 매매가가 높았다. 입주 6∼10년차는 0.1% 하락했다.
서울 입주 11∼15년차 아파트 평균가는 6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8% 상승했다. 입주 5년 이내 아파트가 10.9%로 뒤를 이었고 입주 16∼20년차 10.0%, 입주 21년 이상은 3.1% 순으로 오름세를 나타났다. 입주 6∼10년차는 2.6%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달 8·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 등으로 지정한 종로,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은 수요가 높은 곳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이 세대 당 1건으로 제한되는 등 대출이 어려워지지만, 기존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덜 해 내 집 마련 수요가 느끼는 부담감이 적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8월 서울 25개구 자치구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살펴보면 정부가 지난달 27일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4곳의 변동률은 박원순 시장의 플랜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용산, 마포 등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중구와 동작구가 각각 0.91%로 높고 동대문구 0.77%, 종로 0.52% 순이다.
정부 규제에 따른 집값 조정이 단기간에 그치자 관망세를 유지했던 대기수요가 움직이고 있어 하반기 집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추가 규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수에는 신중히 나서야 한다. 직방 김은선 매니저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와 투기지역 추가 지정 등 8·27 대책에 이은 후속 규제가 예상되는 만큼 매수는 신중하게 결정해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