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 소니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애완로봇인 '아이보'를 직접 만져보고 있는 모습.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 전시장 내에 있는 안내로봇.
IFA 2018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세계 3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로 꼽히는 'IFA(국제가전전시회) 2018'이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쇼) 2018에 이어 유럽까지 AI가 가전 업계의 주요 화두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는 것을 보여줬다. 적용 범위도 생활가전 뿐 아니라 TV와 로봇 등 전 영역으로 확산됐다.
이 가운데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력은 단연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AI의 적용 범위를 사용자와의 소통 뿐 아니라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초고화질 구현까지 확대했다.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QLED 8K'에는 저해상도 영상을 자동으로 8K급으로 변환해주는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탑재해, 화질과 사운드까지 콘텐츠 특성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축구장 두배 크기의 단독 전시장 내에 '인텔리전트홈' 공간을 마련하고, AI와 IoT(사물인터넷)을 연동하면서 가족 구성원의 개인 취향을 반영해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이른바 '자동 그룹 컨트롤' 기능을 소개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은 " AI 어시스턴트 '빅스비', 오픈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사·개발자들과 에코시스템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AI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모든 가전제품에 자체 플랫폼인 '씽큐'와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을 동시에 적용하는 오픈 플랫폼 전략을 선보였다. 전시장 내 가장 큰 공간을 인공지능 전시에 사용한 LG전자는 여행·요리를 선호하는 사용자 등 소비자의 취미에 따라 거실, 주방, 세탁실 등이 AI와 IoT로 연동하는 실제 생활공간을 연출해 관심을 끌었다.
이와 관련,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아날로그 시대가 디지털로 변했듯, 디지털이 인공지능 시대로 변할 것이란 확신이 있다"며 "인공지능은 우리가 하면 하고, 안 하면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 등 경쟁업체들도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앞다퉈 적용해 스마트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구글에 따르면 LG·소니·필립스·뱅앤올룹슨과 같은 49개의 기업 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했다. 알렉사를 적용한 업체 수도 68개에 이르렀다.
상대적으로 독일 등 유럽 업체들의 경우 AI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 IoT는 거의 대부분 업체가 적용했지만, 음성인식 AI를 적용한 업체는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아마존 두 캠프가 연내에 독일어와 프랑스어 등을 지원한다고 한 만큼 유럽서도 음성인식 AI가 속속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소통 뿐 아니라 감성까지 교류하는 AI의 확산도 이번 IFA 2018의 특징 중 하나였다. LG전자의 가정용 허브 로봇 '클로이 홈'의 경우 사람의 말에 반응해 36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소니의 애완로봇인 '아이보'의 경우 머리와 등, 턱에 있는 센서를 만지면 꼬리를 흔들거나 짓기도 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클라우드에 주인 행동 패턴 데이터를 수집하고 머신러닝을 해 '주인 맞춤형' 성격을 가진 강아지로 훈련된다.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도 페퍼 수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안내봇을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