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선 출마 사실상 무산 이어
100년來 최악 경제성적표 전망
일각선 대통령 퇴진설까지 솔솔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브라질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가 사실상 무산된 데 이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부진한 경제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브라질 트럭운전사 노조가 또다시 파업을 예고하고 나서며 브라질 당국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전례 없이 낮은 성장 사이클을 남기면서 임기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툴레 프레봉의 페르난두 몬테루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 몬테루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추세가 이어지면 10년 단위로 계산한 브라질 경제의 평균성장률이 10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경제는 2015~2016년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을 거쳤다가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환율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헤알화 가치는 8월에만 8.46% 떨어져 2015년 9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 연초 3%대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현재 1.5~1.6%로 낮아졌다.

브라질 상황이 악화하는 이유는 대내외적 불안요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에 있었던 트럭운전사들의 파업으로 물류대란 사태가 벌어지며 브라질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여파로 브라질 경제의 1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브라질 정부는 트럭 운전사 파업으로 인한 경제 피해 규모를 5조 원대로 추산했다. 그러나 브라질트럭운전사조합(UDC)은 또다시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가 사실상 무산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은 지난달 31일 특별회의를 열고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헤알화 가치도 함께 출렁거렸다. 외환 전문가들은 10월 대선이 다가오며 환율이 달러당 4.5헤알에 근접하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난민 문제와 치안 문제, 터키발 금융위기도 브라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국정혼란이 심화하자 일각에서는 테메르 대통령 퇴진설까지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 의견이 78.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테메르 대통령 개인에 대한 조사에서도 89.6%가 부정적인 평가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테메르 대통령 정부는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정부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폴랴 지 상파울루는 "테메르 정부의 정치력이 한계에 달하고 있으며 상황이 조금 더 악화하면 테메르 대통령이 버티지 못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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