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내년부터 차례로 '흑자전환'에 도전한다. 그간 양적인 성장을 추구하던 방향성을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1일 SK플래닛에서 분할 후 공식 출범과 함께 '2019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세웠다. 11번가는 지난 2분기에 매출 1680억원,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손실 69억원을 더하면 108억원 수준이다. 11번가가 지난해 1000억원대 손실을 냈던 점을 고려하면 적자폭을 5분의1 수준으로 줄인 셈이다.

내년에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수수료가 높은 외부 링크 구매 비중을 낮추고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위메프 역시 흑자전환 플랜을 가동했다. 2015년 1424억원이었던 위메프의 손실 규모는 2016년 636억원, 지난해 417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안에 월간 흑자 전환을 달성하면 내년에는 이익을 내는 구조가 안착할 것으로 위메프는 보고 있다.

위메프보다 손실규모가 큰 티몬은 2020년을 '턴어라운드' 시점으로 보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1153억원, 2016년 158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티몬은 올해 들어 이커머스사 중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던 회원 등급제를 폐지하고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자격을 유지하는 유료 회원제를 도입했다.

티몬 관계자는 "하반기에 새로 개편한 무료 회원 등급제를 선보일 것"이라며 "유료 회원제와 무료 회원제를 함께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이커머스사들이 일제히 '흑자전환'을 외치는 것은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간 이커머스사들은 매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을 내면서도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며 외형 확장에 힘써왔다. 실제 소셜커머스 3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2010년대에는 '누가 먼저 백기를 들 것인가'가 업계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몇 년째 적자 경영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부에서도 균형 성장에 대한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의 외형 확장 기조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매출 규모가 늘어나는 데 맞춰 마케팅 비용도 함께 늘리기보다는 이용자의 구매 패턴 분석을 통한 맞춤형 할인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외형 성장의 시기는 이제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낭비없는 성장을 통해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모두 이뤄내자는 것이 최근의 기조"라고 말했다.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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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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